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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영혼없는 '서북청년단' 준동을 방조하고 있는 정권

박근혜 시대 정치공학의 이해타산이 만들어낸 비릿한 결과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1/30 [23:28]

저 영혼없는 '서북청년단' 준동을 방조하고 있는 정권

박근혜 시대 정치공학의 이해타산이 만들어낸 비릿한 결과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1/30 [23:28]

 

지난 9월 29일 세월호 참사의 추모열기로 가득했던 서울광장에 일단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단원고 일부 유가족과 불순한 반정부 선동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서울시와 정부를 대신해 노란 리본을 떼서 서울시에 영구보전을 하려 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걸려 있는 노란리본을 떼려고 시도했다.

 

현장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와 경찰, 추모객들의 제지 속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은 앞으로 다른 곳에서도 노란리본을 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슬픔과 고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과 안타깝게 고귀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정서를 깡그리 짓밟는 반인륜적 행위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국민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이 날의 테러를 기획하고 주동했던 자들의 정체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재건위) 소속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부터 날아온 듯한 '서북청년회'의 재출몰에 사람들은 경악했고 또 경악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서북청년단'은 해방 직후 반공이란 미명 하에 폭력과 시민약탈은 물론이고 무고한 양민까지 끔찍하게 학살했던 극우폭력단체였기 때문이었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부끄러운 과거의 망령을 쫓고 있는 사람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재건위의 정함철 대변인은 "당시와 똑같이 폭력적으로 행동하자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활동방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사람들의 비난과 분노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사내의 사고는 지극히 평면적이며 일차원적이다. 때문에 자신들이 지금 역사와 민족 앞에 얼마나 엄청나고 무모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
 
물리적인 폭력만이 폭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끔찍한 폭력이 될 수 있다. 유대인에게 '나찌'의 존재가 그럴 것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에게 '일제'의 존재가 그럴 것이다. 마찬가지로 광주 사람들은 '전두환'이라는 이름 때문에 여전히 끔찍한 악몽에 시달릴 것이고, 인혁당 사건의 유족들은 아직도 '박정희'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야만 한다.
 
'서북청년회'는 과거 이승만의 집권욕이 빚어낸 야만적 폭력의 상징적 존재다. 정권욕에 사로잡혀 양민학살까지 자행했던 정치권력과 그 앞잡이 노릇에 충실했던 영혼없는 청년들로 인해 아직도 이 땅에는 한켠에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저 무도한 자들은 모른다.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던 해방 직후 지지기반이 높지 않았던 이승만은 집권을 위해 반공을 전면에 내세웠다. 집권욕에 사로잡혀 있던 이승만에게 공산주의를 피해 월남한 지주출신 청년들이 주축이 된 '서북청년회'는 친위부대나 다름없었다. 이승만은 공산주의라면 이를 갈았던 청년들의 적개심을 집권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당시 '서북청년회'의 만행들은 그 사례들을 나열하기에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극에 달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서북청년회'에 의해 무려 3만여명의 목숨이 학살당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우는 아이도 '서청'이 온다면 울음을 그칠 정도였다고 하니 그 만행의 끔찍함과 참혹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8일 서울시 청소년 수련관은 일대 혼란으로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이날 재건위 소속 50여명은 이 곳에서 재건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뒤늦게 이날 모임의 성격을 알아채고 대관 승인 취소를 한 수련관측과 이를 무시하고 총회를 강행하려는 재건위 사이에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고성과 몸싸움이 격렬하게 오고 갔던 대치상황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의 저지로 간신히 무마됐지만 재건위는 자리를 옮겨 총회를 강행했다. 
 
그들은 이날 재건총회에서 '서북청년회'의 중앙집행위원이었던 손진(95)씨를 총재로 추대했다. 이승만의 정권욕을 위한 도구로서 수많은 폭력과 테러를 자행했던 구시대의 인물이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고개를 들려고 했다는 것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승만의 '서북청년회'가 그러했듯 박근혜 시대의 '서북청년단' 역시 정치공학의 이해타산이 만들어낸 비릿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워버려야 할 부끄러운 과거를 재건하겠다며 저들은 우리 역사를 70여 년 전으로 퇴보시켜 버렸다. 이름없는 수많은 민초들의 피와 땀으로 진화해왔던 역사의 장엄함이 무너지는 것은 이렇듯 한순간이다. 이 허망함을 어찌 표현해야 할 지 참으로 난망하다

당황스럽고 개탄스럽다. 이 명백한 퇴보가 '서북청년회'의 재출몰을 꿈꾸는 극우집단의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망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오히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저 영혼없는 자들의 준동을 방조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력의 반동주의에 있는 지도 모른다. 
 
 
(일부 자구는 본문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정하였습니다. 저자의 이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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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군시종 2015/12/30 [22:09] 수정 | 삭제
  • 서북청년단과 그들에게 희생된 수십만~백만 이상의 보도연맹원 학살을 밝혀야 할 역사입니다. 이 역사를 숨겨야할 쪽은 보수 꼴통이고, 밝혀야 할 쪽은 민주입니다. 저들이 먼저 서북청년단의 정체를 드러내겠다는데, 숨겨줄 이유가 없습니다. 서북청년단이 재건되게 놔둡시다.
  • 보자하니 2014/12/01 [07:22] 수정 | 삭제
  • 그리고 김무성이도 태러하겟단 소리... 태러범들을 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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