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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와 가재는 게편' 누가, 왜 개헌을 말하는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0/22 [01:11]

'청개구리와 가재는 게편' 누가, 왜 개헌을 말하는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0/22 [01:11]

정치권에 개헌(改憲) 바람이 불고 있다. 아니, 정치권에'만' 개헌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야 할까? 대통령이 말리자마자 더 불타오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청개구리' 같다는 생각도 들고, 결국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 편이라는 의미에서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도 떠오른다. 먼저, 최근 벌어진 개헌과 관련된 논란들을 시간 순으로 차근차근 정리해보도록 하자.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서 이인제 · 김태호 등 새누리당의 비주류 중진들은 '개헌론'이라는 불씨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애를 써왔다. 때마다 '개헌을 해야 한다'고 언급해왔고,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서 152명의 여야 의원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비주류 중진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개헌'을 거들어주겠다는데도 박 대통령은 이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지난 6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장기간 표류하던 국회가 정상화돼 이제 민생법안과 경제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개헌론 봉쇄에 나섰다.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인 인간의 오묘한 심리가 아니던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국회의 심박수는 더욱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김무성 대표는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질 텐데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개헌의 문을 활짝 열어버렸다. 시기상조론으로 간을 보던 여당 대표가 '개헌 논의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자 국회는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영리한' 김무성 대표는 거듭해서 강수를 두진 않았다. 그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고 계신데 (파장을 일으킨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통령과 정면 충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말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소 체면을 깎였지만, 어쨌거나 원했던(?) 개헌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가재는 게편'의 차례다. 야당은 일제히 꼬랑지 내린 김무성 대표의 엄호에 들어갔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제왕적 대통령도 국회의 개헌 논의를 틀어막을 수 없다. 대통령이 국회 차원의 논의를 막는 것은 월권이고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발상이다. 개헌 논의 때문에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말은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문재인 의원도 "국민의 대표이고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헌법을 논의하는 건 당연한 일로, 누구도 못하게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김무성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는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그 배경에 있는 대통령의 개헌논의 금지발언이 더 문제이다. 유신헌법 논의를 금지한 70년대 긴급조치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개헌론을 둘러싼 다소 우스꽝스러운 논란의 전부이다. 필자가 떠올렸던 '청개구리'와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의원의 말처럼) '국회의원이 헌법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대통령이 '개헌 논의=경제의 블랙홀'이라며 금지시키는 것은 (문희상 위원장의 말처럼) '월권이고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발상'이다. 이에 대해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발끈'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개헌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면을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도대체 여야가 공히 개헌을 주장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흔히들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제왕적 대통령제'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순수한 의도일까?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개헌론'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것이 새누리당 내의 비주류라는 점이다. 

 - 개헌이 필요한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은 받은 선택지는 '과도한 권력집중'이었다. -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누가 개헌론을 말하나. 두 유형이 있다. 첫째는 현재의 정치 경쟁 규칙하에서는 대통령 후보를 내기 어려운 세력들, 즉 경쟁의 규칙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는 세력이나 다른 방법으로는 이슈 점유 능력이 약한 세력들이다"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새누리당 내 비박은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새누리당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 관계자는 "이 재오 의원 같은 중진은 판을 확 바꿔야지 자신이 정치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공천제 아래서는 공천을 못 받으면 끝이다. 그러면 판을 바꿔줘야 한다.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로 갈 경우 내치를 책임지는 총리가 될 수도 있지 않나"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 '표'에 의해 당선이 결정되는 대통령은 꿈도 못 꾸는 비(非) 대중적인 정치인들로서는 노려봄직한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슨 까닭에 '개헌' 장단에 발을 맞추는 것일까? 사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몸 추스르기도 힘겨운 상황에이 아닌가? 개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마련되어 있다기보다는 논의조차 못하게 막는 대통령의 오만함에 대한 반사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반박하면서 야당으로서의 희미해진 존재감을 어떻게든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70년대 긴근조치' 등의 '쎈' 단어를 동원한 것은 그러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헌 논의를 힘으로 억누르려고 했던 박 대통령의 시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개헌론이 블랙홀이라는 말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만약 개헌특위가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개헌의 방향을 둘러싸고 엄청난 논의가 불가피하게 때문이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4년 중임제를 지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전에 어떤 조사에서는 4년 중임제 선호가 3분의2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선호가 많아진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 개헌이 필요한 이유로 과도한 권력 집중이 1순위로 꼽혔지만, 권력 구조 개편 방향으로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

 

4년 중임제는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으로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조기 레임덕을 차단함으로써 사실상 대통령에 더 큰 권력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이원정부제는 대통령이 외교 · 국방을 맡고,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서 내치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혼합형 정부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의 역할을 제한하고 국회의 권력과 위상을 높임으로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는 방안이다.

 

직 본격적인 개헌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해도 돼? 안돼?'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청개구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면 개헌 논의의 무대는 열리겠지만, 어떤 방향의 개헌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4년 중임제냐 이원정부제냐'라는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정치민주연합의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혹시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여야의 국회의원들에게 공히 질문을 던지고 싶다. 개헌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인가? 혹시 자질과 태도의 문제는 아니었을까? 개헌을 말하기에 앞서, 안정적인 금배지를 제공하는 '소선거구 단순다수제'를 '중 · 대선거구제'로 바꾸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서 51대 49의 악순환을 끊는 선거법  개정이 우선 아니었을까?

 

급 난도인 선거제도조차도 논의하기 어렵다고 난리면서, 최상급 난도인 개헌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국회가 무슨 낮짝으로 함부로 개헌을 논한단 말인가?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국회의 혁신이 우선이다. 지금의 개헌론은 오로지 권력만을 탐하느라 눈이 시뻘게진 정치꾼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꼼지락'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출처-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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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븅신들 2014/10/22 [02:07] 수정 | 삭제
  • 세월호나 제대로 정리하고 개헌을 논의하라 18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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