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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경비원 아빠가 얼마나 모독적인, 인간 이하의 취급을...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0/18 [01:35]

기독교인 경비원 아빠가 얼마나 모독적인, 인간 이하의 취급을...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0/18 [01:35]

"인격모독하고 폭언한 문제의 할머니는 경비원이 분신해도 청소 재촉하며 변호사 사위 운운하고 아파트 주민은 개인 문제라며 입원한 경비원을 찾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 현대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상습 폭언에 시달리다 분신자살을 기도한 경비원 이모 씨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아파트 경비일을 하며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일을 그만 둘까 몇 번 씩 고민했지만, 이 씨의 발을 붙잡은 건 아버지라는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그래서 이 씨는 우울증 약까지 복용해가며 출근을 강행했다

 

지난 13일 이씨의 막내아들이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에 "기독교인으로서 평소에 자해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아빠에게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절대 그런 일을 할 수 없는 아빠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모독적인,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셨으면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지고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신 현대 아파트 경비원들은 2012년 신분 불안 해소 등을 요구하며 아파트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이씨 가족은 최대 수억원에 이를 수도 있는 치료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 이씨 동료들은 일부 주민 때문에 이씨를 비롯한 경비원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경비원을 종 부리듯 대하는 입주민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주차장에서 인화물질을 자기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자살을 기도했다.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서 치료받고 있는 이씨는 일부 입주민의 무시와 부당한 대우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씨는 전신을 붕대로 감싼 채 중환자실서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만큼 후유증이 불가피하다. 표피와 진피가 모두 손상돼 피부 이식술 등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A씨는 "병원비가 벌써 1,500만원이나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해서 피부 이식술을 받아야 하는데 총 치료비가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나 든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이씨 가족이 그 많은 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 가족은 정치권에 산업재해 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 미디어 오늘

 
이씨에 대한 주변의 평은 좋은 편이었다. A씨는 "(이씨가) 일도 잘하고 청소도 잘했다. 주민한테도 잘했다"고 전했다. 이씨가 마음고생을 하게 된 건 경비를 맡는 동을 옮기면서부터다. A씨는 "3개월 전 (이씨와 관련한) 민원이 한 개 들어갔다고 하더라. 그 뒤로 강제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이씨가 인사 문제로 경비팀장과 사이가 안 좋았다"고 했다.


이씨가 새로 경비를 맡은 동의 분위기는 그 전과는 달랐다. 경비원은 물론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도 모두 가기 싫어하는 곳이었다. 틈만 나면 경비와 청소 노동자들에게 험한 말을 쏟는 한 할머니 때문이었다. 청소부 노동자들은 할머니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일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원 B씨는 "청소하는 사람과 경비를 벌레 보듯 하는 할머니 때문에 이씨가 울분이 쌓였을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이씨가 괴롭다면서 '죽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면서 "성격이 활발했기 때문에 흘려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경비원들에 대한 할머니의 언어폭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분리수거를 못한다는 이유로 이씨에게 삿대질을 하고 5층에서 '경비! 경비!'라고 불러 음식물을 던져주고 안 먹으면 화를 내기까지 했다. 이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모멸감으로 인해 우울증 약을 복용해야 했다

 

이 할머니는 분신자살을 기도한 이씨의 후임으로 들어온 경비원에게도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C씨는 "주민이 버린 화분을 화단 앞에 뒀는데 '왜 이런 곳에 화분을 뒀냐'면서 치우라고 폭언했다고 전해 들었다. 사건 다음 날에 일어난 일이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분신 소식을 전해 듣더니 이씨에게 막말을 퍼부었다는 얘기도 있다.


입주민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일부 주민은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모든 주민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매도되는 데 대해 억울한 심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이씨가 안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린 경비원 아저씨들에게 잘해주고 있었는데 한 할머니 때문에 함께 매도돼 억울하다"고 말했다.

▲  압구정동  신 현대 아파트   


경비원들의 인식은 주민과는 차이가 있었다. 경비원 C씨는 "우리는 경비 업무과 관련이 없는 분리수거, 차 정리 등의 일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아파트에는 아무래도 부자가 많이 살고 있다. 부를 많이 쌓고 지위가 높을수록 덕을 많이 쌓아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한 입주민이 있다"면서 "일부 입주민은 우리를 아주 종 부리듯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교양을 갖춘 사회지도층이 더 많이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씨가 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왜 그랬나'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두 달만 이 일(경비원)을 하면 이씨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을 거다. 단순히 할머니 때문에 분신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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