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감청영장집행에 불응 방침을 보는 시각감청영장은 수사기관에 감청할 권한을 준 것 뿐, '통신사의 의무사항 아니다'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검찰의 감청영장에 대해 ‘불응’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자 그동안 '사이버 사찰이 불가피하다' 주장하던 새누리 의원들이 불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다음카카오의 ‘ 생활 보호 원칙을 법보다 우선하겠다’ 입장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회사 관계자가 법원의 강제 처분인 영장 집행을 거부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법질서를 준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죽하면 다음카카오가 카톡 감청요구를 전면 불응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을까”라며 “국민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포털 감시까지 하겠다는 사이버 공안시대, ‘가카’의 사생활 보호에 카톡만 죽을 지경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감청영장 불응이 곧바로 공무집행방해 등의 위법은 아니란 해석이다.
촛불인권연대 한웅 변호사는 "감청영장 불응이 바로 위법하지 않다"며 "감청영장 불응 후 강제 집행을 저지하면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카카오의 ‘감청불응’ 방침 논란은 이 대표가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오는 16일 법사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더욱 거세 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래는 금태섭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카톡 논란과 관련한 몇가지 설명>내용이다.
다음카카오 대표이사가 '실시간감청영장 집행 불응 방침'을 천명한 이후 이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청영장을 비롯해서 몇가지 개념에 대해서 혼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간단한 설명과 제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1. 실시간감청영장은 일반 압수수색 영장과 어떻게 다른가
일반적으로 압수수색은 '과거의 자료'를 대상으로 합니다. 즉 영장이 청구되는 시점에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것입니다.예를 들어서 기업에서 탈세를 위해서 비밀장부를 만든 경우, 검찰은 그 장부를 압수하기 위해서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비밀장부를 압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시간)감청영장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자료'를 대상으로 합니다. 즉 감청영장 발부 시점 이후에 이루어지는 전화통화 등을 감청(도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마약사범들이 전화로 거래약속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우 검찰은 법원에 감청영장을 신청합니다. 법원이 그 필요성을 인정해서 감청영장을 발부한 경우 검찰은 그때부터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미 주고받은 이메일을 서버에서 다운받아서 보는 것은 일반 압수수색영장으로 하는 것이지 감청영장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과거의 자료'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카톡의 경우 실시간감청영장이 왜 문제되는가
카톡에 대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감청'을 한다면, 예를 들어 범죄자들이 만든 카톡방에 검찰이 몰래 접속해서 그 내용을 보는 식이 될 것입니다. 즉 일단 영장을 받고, 그 시점 이후에 이루어지는 대화내용을 보는 것(감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카카오 측에서 누누히 설명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카톡의 경우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제3자가 몰래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카톡에서는 수사기관이 감청영장을 제시하면 (이미 이루어진) 2-3일간의 대화 내용을 모아서 제출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미 송,수신이 끝난 자료를 나중에 수사기관이 제출받아 보는 것은 '감청'이 아니라고 합니다. 즉 "(통신비밀보호법의 규정이) 송·수신이 완료되어 보관 중인 전기통신 내용은 그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 일반적으로 감청은 다른 사람의 대화나 통신 내용을 몰래 엿듣는 행위를 의미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이란 그 대상이 되는 전기통신의 송·수신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만을 의미하고, 이미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하는 등의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대법원 2012.10.25. 선고 2012도4644 판결)
이것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면 현재 카톡에 대해 이루어지는 방식 - 이미 송수신이 완료되어 보관 중인 대화내용 2,3일치를 모아서 압수수색 하는 방식-은 수사기관이 감청영장을 발부받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됩니다.
이것은 실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감청영장은 기간을 정해서 발부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4. 10. 14.부터 2014. 11. 13.까지 감청할 수 있는 영장을 받으면 그때그때 따로 영장을 받을 필요 없이 그 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카톡 내용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처럼 2-3일치를 모은 대화내용을 압수하는 것이 감청영장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면, 수사기관은 2,3일에 한번씩 그때그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청영장을 한번 받아서 계속 대화내용을 제출받아 왔다면 적어도 대법원의 판단과는 다른 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잘못된(위법한) 압수수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다음카카오 대표이사가 감청영장집행에 불응하겠다고 한 취지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조금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일단은 이런 식의 압수수색은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카톡에서 이루어진 대화내용을 보고 싶으면 그때그때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와야지, 기간이 정해진 감청영장을 받아와서 그때부터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2-3일에 한번씩 대화내용을 모아서 달라는 요구는 거절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에 보통 하루 정도 걸린다고 보면, 다음카카오 측이 밝힌대로 앞으로 대화내용을 2-3일만 보관한다면 실제 모든 대화를 보는 것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3. 다음카카오 측은 실시간감청영장의 집행에 불응할 수 있는가
이것은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대단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우선 다음카카오측에서 말하는 '불응'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단순히 자료를 찾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겠다는 것인지, 수사기관이 회사 서버에 접근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미인지).
만약 물리적으로 영장의 집행을 막겠다고 나서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대화내용이 담긴 자료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정도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영장을 들고 가택수색을 나온 경우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폭력을 써서 집에 못 들어오게한다면 처벌받겠지만, 적극적으로 증거를 찾아줄 의무까지는 없습니다)
다음카카오의 전산담당 직원이 감청영장의 집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검찰의 담당직원이 서버에서 필요한 자료를 뽑아내게 될 것입니다.(전산실 문을 잠그고 열쇠를 주지 않을 경우에는 검찰이 문을 부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감청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할 경우,
1) 다음카카오 측이 스스로 그 판단을 해서 영장의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 - 이것은 견해가 갈리는 데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카카오측이 스스로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막을 수는 있지만, 만약 나중에 법원에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을 하게 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다음카카오 측이 감청영장의 집행이 위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협조한 경우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지 - 여기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리는데 저는 설사 감청영장으로 카톡대화내용을 가져간 것이 위법하다고 해도 법원의 영장을 보고 협조한 기업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4. 다음카카오의 감청영장집행에 불응 방침을 보는 시각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감청이나 통신내용 '감찰'에 격분하고 불안해하시는 분들 중에도 막상 사기업인 다음카카오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집행에 불응한다고 천명한 데 대해서는 불편한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당한 범죄수사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에서 일 것입니다.
그런데 PR의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압수수색은 1) 범죄혐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와 2) 범죄와는 관계가 없는 제3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은행을 대상으로 한 예금계좌추적 등).
수사기관은 대체로 1)의 경우 혐의자가 저항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하려고 하지만, 2)의 경우 제3자가 딴지를 거는 것은 참지 못 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쓴, 1990년대 말 검찰이 포털기업의 서버 자체를 압수하려고 한 사례도 그런 측면이 나타난 것입니다. (다음카카오 측이 나름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은 이 지점일 것입니다)
때문에 다음카카오로서는 지금의 여론(다음카카오에 대한 네티즌들의 엄청난 불만)이 오히려 검찰과 한번 맞장을 떠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보여집니다. 검찰에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할 경우,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감청영장집행에 불응하다가 임직원이 끌려나오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라도 되는 경우 PR적 측면에서는 반전 내지 기사회생의 계기가 되는 것이고, 다음카카오의 임직원은 그러한 위험을 감수할 충분한 각오가 되어있을 겁니다.
결국 현재 다음카카오를 향한 네티즌들의 불만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검찰 등 수사기관의 요구에 아무런 토를 달 수 없었던 기업에 저항의 명분과 수단을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정당한 불만에 대해서 그 동안의 어려움만을 호소하며 억울하다고 주장한 다음카카오 측의 대응은 적어도 PR의 측면에서는 현명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책임이든 기업의 책임이든 사적인 대화까지 광범위하게 '감찰'의 대상이 되는 피해를 입은 것은 국민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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