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억명 가량이 가입한 미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 트위터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7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소장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에 냈다. 소장에는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과 제임스 코미 미 FBI 국장과 FBI가 피고로 올라있다.

트위터는 소장에서 정부의 고객 정보 요청 관련 통계를 자사가 발간할 투명성 보고서에 삭제 없이 공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 7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간했으나 미 정보 당국이 요청한 정보 제공 건수를 공개하지 못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비록 단 한 건의 요청도 받지 않았더라도 이를 밝히는 것이 안보 상의 이유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미 정부가 '국가보안 서한'이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사용자 통신기록 조회 요구서나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감청과 사찰 등을 허용하는 특별법원 명령 등에 대해 건수를 공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헌법에 규정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의 싹은 지난 7월 움텄다. 트위터의 투명성보고서 발간에 미 정부가 제동을 걸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트위터는 미 법무부 등이 어떤 형식의 정보를 어떤 이유로 요청했고 얼마나 많은 고객 정보가 제공됐는지 등을 투명성보고서 초안에 자세히 담았다.

트위터의 벤 리 법무담당 부사장은 “수정헌법 1조에 의거, 미국 정부의 감시 범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우려와 미 정부 관료의 언급에 반응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는다”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주장했다.

올해 초 미 정부는 대형 정보통신기술(IT) 기업 5개사(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링크드인, 페이스북)와 정부의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마쳤다. 트위터는 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 정부는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요청한 자료 건수 등에 대해 ‘0~999건’ 같은 형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발표할 것을 IT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FBI 관계자는 트위터 변호사들과 만나 5개사가 참여한 합의에 트위터가 따를 것을 요구했다. 트위터는 고소장에서 “이런 제한이 비헌법적인 제약을 만들어낸다”며 “국가적, 세계적으로 공공이 관심을 둔 정보를 공개하려는 트위터의 권리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트위터는 국가안보 관련 공문의 정보 공개 등을 제한한 해외정보 감시법에 대한 위헌청구도 함께 했다. 트위터는 입법화를 통해 정부의 정보 수집방법을 개혁하려고 이번 소송을 추진한다고도 밝혔다.

트위터가 미 정부를 상대로 법정싸움에 나선 것은 좀 의외다. 트위터는 다른 SNS와 달리 이용자들이 글과 사진 등을 스스로 공개하는 성향이 강하다. 정부의 정보 제공 요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 트위터가 국가안보라는 권위에 도전장을 내밀었기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미국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자밀 재퍼 법무담당 부국장은 “다른 IT기업들도 트위터의 선례를 따르기를 희망한다”며 “IT기업들은 정부 감시로부터 이용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보호할 의무가 있고, 그들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고객에게 솔직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