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 서울광장 5만운집, 특별법 약속 모르쇠...'박근혜에 절망'경찰, 근혜산성 쌓아 유가족 행진 막아...폭우 속 충돌
유족들 “내 새끼가 너무 그립다” 시민들 오열, 서울시청 광장은 울음바다
23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서울까지 1박 2일 도보 행진에 나선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도 오후 8시 경 서울시청광장에 도착했다. 안산 단원고 고 김동혁 군의 모친 김성실 씨는 편지를 통해 “어제 아침 너희의 영정사진을 들고 안산과 광명, 국회를 거쳐 이곳 서울광장까지 왔다”며 “너와 네 친구들이 하늘에서 엄마 아빠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힘드시죠’라며 쓸쓸히 웃는 것만 같다”고 울먹였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 역시 “1박 2일간 50km를 걸어 여기로 왔다. 이 고통을 견디는 이유는 무능력한 국정조사와 유가족을 외면하는 국회, 약속을 저버리는 대통령을 보며 절망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가족들이 직접 나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벌써 350만 명이 넘는 국민이 함께 해 주셨다”고 밝혔다.
노래 공연에 나선 가수 김장훈 씨는 “오늘 100일 추모제를 끝으로 싹 다 정리하자. 그리고 101일 째부터 다시 시작하자. 세월호 유족들이 저를 놓지 않는 이상 저는 여러분들을 놓지 않겠다”며 “일부 극소수의 비상식적인 이들이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화살을 꽂는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이들의 말에 절대 상처받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장훈 씨는 생전 가수가 꿈이었던 단원고 고 김보미 양이 마지막으로 남긴 ‘거위의 꿈’을 편곡해, 고 김보미 양과 듀엣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경찰, 근혜 산성 쌓아 유가족 행진 막아...폭우 속 충돌
오후 10시 30분 경,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족들은 서울시청광장에서 마지막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이 곧바로 시청 앞 도로를 막아서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유족과 시민들은 경찰 측에 행진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리며 충돌이 발생했다.
결국 경찰은 유족 및 시민 일부에게만 행진을 허용했고, 오후 11시 30분 경부터 유족과 일부 시민만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시청 광장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 다수는 경찰 병력에 막혀 프레스센터 앞에 발이 묶였다.
경찰은 곧바로 광화문 KT본사 앞 광장 일대에 병력을 배치해 또 한 번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아이들의 영정사진이 박힌 대형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이던 유족들은 “경찰이 영정사진을 밀고 들어오려 한다”고 분노했으며, 자정을 넘긴 12월 14분경부터 또 다시 유족, 시민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광화문 광장에 발이 묶인 유족들은 연좌농성에 돌입해 경찰에 행진 보장을 요구했다. 시민들과 유족들은 ‘박근혜가 책임져라’,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새벽 2시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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