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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 '국가가 왜 그랬는지만이라도 알고 싶다'

'관심과 서명운동 참여' 호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5/31 [02:57]

대구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 '국가가 왜 그랬는지만이라도 알고 싶다'

'관심과 서명운동 참여' 호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5/31 [02:57]
“사고 당시 현장에서 저희가 본 것은 구조 활동이 아니라 시신 수습이었습니다”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학교에 갔더니 전원 구조됐다 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가보자 해서 다 같이 열 시 반에 진도로 갔습니다. 차 안에서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 차 안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인원이 구조하고 있대서 믿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깜깜하고 아무것도 없어요. 방송에서는 사상 최대 구조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우리 부모들은 뭘 해야 하는지···”

세월호 참사 45일째, 언론은 검찰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추격전으로 도배했다. 여론의 관심도 점차 식어갔다. 여야 간 국조 특위 협상에도 난항을 겪는 상황, 참사 유가족들은 “정부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힘겨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천만 서명운동'을 이루기 위해 전국 각지로 향하고 있다. 서울 주요지역과 인천, 대전, 울산, 광주, 대구, 제주 등 14곳에서 서명운동을 펼치며, 30일에는 대구를 방문해 지속적인 관심과 서명운동 참여를 호소했다.

30일 오후 4시, 대구시 중구 남일동 미도빌딩의 한 카페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세월호가대위) 유족 9명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참사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세월호가대위의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희생자 故조서우 씨의 아버지 조혁문(43) 씨는 “아이를 찾았을 때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아이를 기다릴 때였다. 혹시나 아이가 저기서 안 나올까 봐 힘들었다”며 “아이 찾은 후 발인을 하고 울분을 토하고 싶었지만, 진도에 아직 못 찾은 분들이 계셔서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남은 열여섯 분도 어서 찾아서 저희와 함께 울분을 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故정지아 씨의 아버지 강성길(47) 씨는 “사고 당시 진도의 상황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아무것도 조치된 것이 없었다. 국가가 뭐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나라에서 내려온 책임자는 두 시간 만에 손 털고 되돌아갔다”며 “아이를 찾고 집에 왔을 때는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아니다. 누굴 봐도 다 내 아이 같고 어디 다닐 수도 없다. 집에도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그냥 분향소에서 잤다. 이제는 딱 한 가지, 국가가 왜 그랬는지만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유족 김수동(가명) 씨는 “배 앞에서 바라만 보는 그 마음이 너무 아팠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살아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됐다. 빨리 꺼내기라도 하고 싶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아무것도 안 했다. 20일이 지나고야 아이를 찾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정부나 언론을 믿겠나. 대단한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성역 없는 수사만 이뤄지면 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세월호가대위는 대구 시내 일대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대구촛불집회 개최, 시민 300여 명 참여 “동네 곳곳으로 촛불 확산돼야”

같은 날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개최됐고, 시민 300여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나영(칠곡, 38) 씨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임신 5개월째다. 가만히 지켜만 봐서는 안 되겠다 생각해서 칠곡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지는 않지만 동네로 들어가면 엄마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나온다”며 “전국 500여 군데에서 동네 촛불을 밝힌다고 한다. 대구도 동네에서 주민들과 작은 촛불집회를 하자”고 말했다.

촛불집회가 끝난 오후 8시, 이들은 대구시내 일대를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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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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