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지역 수산물 방사능에 오염, '전면 수입금지 하자'

정부 못 믿겠다...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둔갑도 증가세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08 [18:22]
정부가 일본 후쿠시아 원전 주변의 8개 현(縣)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방침을 밝혔지만 대상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후쿠시마 인접 여부와 무관하게 일본 전 지역의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지난 원전사태 이후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 생산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한 8개 현 중 방사능이 검출된 현은 지바(16건), 이바라키(4건), 이와테현(1건) 3곳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방사능이 더 많이 검출된 훗카이도, 도쿄, 에히메현 등 11개현은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입금지된 지바현은 방사능 검출 건수가 16건에 불과한데 수입금지를 하지 않은 훗카이도현은 67건, 도쿄현은 22건이나 방사능이 검출됐다.

이 밖에 에히메(10건), 구마모토(2건), 가고시마(2건), 시즈오카(2건) 현의 수산물에도 방사능이 검출됐다. 나가사키, 고치, 시마네, 아이치, 미에 등에서도 각각 1건이 적발되면서 북동부뿐만 아니라 남서부를 포함한 일본 전역의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못 믿겠다…"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 하자"
 
정부의 추가 조치에도 여전히 일본산 수산물을 믿지 못하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사태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미국은 방사능 허용치가 1㎏당 1200베크렐로 한국보다 높지만, 이는 안전하다는 기준이 아니라 단순한 관리 기준에 불과하다"며 "의학적으로 방사능에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치는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방사능 허용치에 기반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책을 세웠던 정부의 대응을 질타한 것이다.

아예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언주 의원(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및 식품 안전조치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국민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정부가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국민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후쿠시마 앞바다를 통해 북상했던 오징어떼 일부가 11월까지 동해안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조사를 전수조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산 농산물과 축산물에 대한 대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일본 내륙 지역의 안전도 장담할 수가 없고, 수산물을 축산 사료로 공급할 수도 있기 때문에 2차 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내륙 지역인 나가노, 사이타마, 니가타 등의 지역에서 나오는 모든 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국민 여론도 전면 수입금지 쪽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3%가 '일본산 농축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둔갑도 증가세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둔갑이 늘어나는 점도 전면 수입금지에 힘을 실어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일본산 수산물이 원산지를 조작했다가 적발된 건수는 2011년 129건에서 2012년 23건으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37건으로 다시 늘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도 작년에 급감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에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국내에 수입된 수산물은 5000t에 이른다.

6일 발표된 '일본 수산물 수입제한 확대' 조치는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등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일본산 방사능 오염 우려 식품에 대한 안전조처 요구를 정부가 대폭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일본산 수입 식품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실질적 제한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일본산 수산물 전체 수입 금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입 제한 강화 배경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이 결정한 출하제한 수산물(후쿠시마현 인근 8개 현 50종)에 대해서만 수입을 차단했다. 하지만 이런 수입제한 조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은 현재 후쿠시마 인근 10개 현에서 나온 모든 식품 및 사료까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대만은 후쿠시마 인근 5개 현의 모든 식품 수입을 중단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모든 수입신고에 대해 검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도 외국과 비슷하게 수입 제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커지자 정부가 이를 수용해 9일부터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을 들여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또 일본산 농산물과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수산물, 축산물에서도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사실상 수입을 차단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이전까지는 농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해선 세슘, 요오드가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추가 핵종(스트론튬과 플루토늄) 검사 자료를 요청해 사실상 전량 반송한 반면 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해서는 기준치 이내라는 이유로 반입이 허용됐다. 때문에 농산물, 가공식품과 수산물에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 비판이 거셌다.

정부는 후쿠시마현 등 8개현 이외 지역의 일본산 수산물, 축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비오염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기타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발급받는 데 통상 4∼6주가 걸린다"며 "사실상 수입이 금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불안감 해소될까
▲ 지난6일 노량진 수산시장은 추석이 가까운데도 썰렁 하기만 하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일본 남서부에서 채취된 수산물에서도 세슘이 검출되는 등 후쿠시마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의 영향은 일본 전역과 태평양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후쿠시마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까지 확인되는 상황에서 수입금지 대상에 농·축산물이 제외된 것은 문제"라며 "수입금지 조치를 수산물뿐 아니라 농·축산물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우리는 스트론튬과 플루토늄에 대한 섭취 제한 기준치가 없다"면서 "세슘이 검출돼 추가 핵종 검사를 요구하더라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 조치를 취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기준치 미만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 그대로 유통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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