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시장직 상실형' 오세훈 "돈 준 것도 몰랐다"..2심서 혐의 전면 부인특검 "1심의 일부 무죄 판결 파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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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이 21일 시작됐다. 이날 오 시장 측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비용 대납을 지시한 적도 없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혀 무죄를 입증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진행한 여론조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가 핵심이다. 검찰은 오 시장이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거쳐 후원자 김씨가 비용을 대신 내게 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오 시장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5건은 오 시장 측 의뢰에 따른 것이고, 김씨가 이와 관련해 2100만원 상당을 명씨 측에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은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이 없고, 김한정씨에게 비용을 내라고 한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김한정씨가 명씨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야 알게 됐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시장 변호인은 “이 사건의 핵심은 김한정의 독자적 행위를 피고인은 문제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실제로 대납이 됐는지에 관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나아가 “1심 판결은 객관적인 사실 몇 개만을 기초로 막연한 추측과 합리적 근거 없는 추론을 더 해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라며 1심 재판부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팀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오 전 시장에게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여론조사 실시 경과와 휴대전화에서 확인되는 여론조사 자료,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오 시장에게 유리하게 조작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오세훈이 강철원과 공모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 10회를 의뢰하고 김한정에게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1심은 일부 여론조사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다"라며 "1심의 일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1심 구형량인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당시 선거캠프 총괄 책임자였던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5건을 의뢰하고 비용 2100만원을 김씨가 대납하게 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한정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6명을 우선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10월23일 전후로 선고기일을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오 시장은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는다. 이 사건은 '김건희 특검법'의 신속재판 규정이 적용돼, 이르면 내년 1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