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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거부하던 김건희 "자발적으로 나왔으니 과태료 깎아 줘" 돌변

'김기현 명품백 수수'는 인정.."다른 영부인들 수사는 다 해봤나? 나만 수사하고 왜" 발끈

정현숙 | 기사입력 2026/08/11 [09:44]

증언 거부하던 김건희 "자발적으로 나왔으니 과태료 깎아 줘" 돌변

'김기현 명품백 수수'는 인정.."다른 영부인들 수사는 다 해봤나? 나만 수사하고 왜" 발끈

정현숙 | 입력 : 2026/08/11 [09:44]


김건희씨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전임 대통령 부인들까지 불러내 특검팀의 질의에 반발했다. 그동안 증언을 거부해 왔던 김씨는 급기야 재판부에 불출석 과태료를 깎아 달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0일 김기현 전 대표 부부가 2023년 김건희씨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을 열었다. 당 대표 당선에 대한 대가로 명품 가방을 제공했다는 혐의가 적용돼 김건희씨를 증인으로 신문했다. 김씨는 지난달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하면서 과태료 300만 원을 처분받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은 시작부터 증언 거부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재판부가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 수수는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고 공지하자, 김씨는 "그럼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펴서 말해야 된다는 거냐"라고 맞받았다. 

 

그동안 반성한다며 말을 아끼는 듯 보였던 김씨는 이날 신문 도중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팀이 '여당 대표 측에서 명품 선물과 자필 편지를 받는 것이 이례적인데 왜 기억을 못하나"라고 추궁하자 김씨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를 다 해봤나. 저만 (수사를) 했는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얘기하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질문하는 내용이 강압적인데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 가지 않는다"라고 받아쳤다. 또 "(특검팀) 수사 때 기억이 안 난다고 솔직히 말했다"라며 "제가 아무리 죄인이지만 거짓말할 성격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김 전 대표 부인 이씨에게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가방과 함께 전달된 이씨의 자필 편지에 대해서는 발견 당시 본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해당 편지에서 이씨는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라고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편지 내용은 더더욱 기억이 안난다"라며 "저런 선물도 사실 관심이 없는 게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줄리'부터 시작해 악마화가 지겨울 때였다"라고 했다. 이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만난 적 없다"라고 부인했다. 특검팀이 2023년 7~9월 이씨가 김씨에게 다섯 차례 전화를 건 내역을 제시하자 "언제 한 번 만나는 게 어떻냐는 정도의 가벼운 대화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은 필수품"이라며 "만약 받았으면 썼을 텐데 안 쓴 걸 보니 나중에 발견한 것 같다"라고 반박하다가 추궁이 이어지자 돌연 '짝퉁'을 언급했다. 김씨는 "옷 색깔을 맞춰야 해 클러치백이 많았고 저렴한 짝퉁도 샀다"라고 하더니 "로저비비에 짝퉁부터 당근마켓에서 샀다"라며 가방이 많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검이 "국회의원 사모님들 모임에서 클러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 있는지"라고 묻자, "검사님이 남자분이셔서 그렇지 여자들은 클러치가 영부인 필수품이라는 감이 다 있다"라고 거리낌 없이 답변을 내놨다. 이날 출석하면서 김씨의 과태료 처분은 취소됐다.

 

김건희씨는 앞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은 걸 두고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사과한 바 있지만, 이후 법정에서는 대부분 증언을 거부하거나 짧게 답했다. 그런데 이날 법정에서는 지금까지와 달리 작심한듯 말을 쏟아냈다. 증인신문을 마친 뒤엔 재판부에 "자발적으로 나왔으니 과태료를 좀 깎아 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전후해 김기현 전 대표의 부인 이씨가 김건희씨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전달했고, 결제 대금은 김 의원의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김 의원 부부가 당대표 당선의 대가로 가방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전 대표는 배우자가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청탁이 아닌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오는 9월 28일 '김기현 부부'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지난 7월 28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영치금 수령액이 가장 많은 수감자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12일부터 올해 7월 10일까지 받은 영치금은 총 1억7123만878원이다. 김씨는 해당 기간 8119차례에 걸쳐 영치금을 수령했으며, 이후 92차례에 걸쳐 약 1억6180만원을 출금했다. 서울구치소에서는 17억1470만137원을 수령한 윤석열씨가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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