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성폭력 피해자 앞에서 국회의원이 동료에게 “키스 한 번 하시죠” 하면 어떨까? 아마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회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참석하는 토론회에서 동료 의원인 진종오 의원에게 “진종오 의원님, 돌려차기 한번 하시죠”하고 말했다. 그러자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의원은 “저는 발보다 손을 잘합니다”하고 말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얼굴이요, 품격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앞에 두고 두 의원이 이를 희화한 것이다.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을지라도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언어는 그 사람의 얼굴이요 품격이다. 은연중 하는 말에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치인은 정무적 감각을 기르고 말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과거 실언을 했다가 맹폭을 당한 정치인들은 수없이 많다. 노인 비하, 장애인 비하, 지역 비하를 했다가 정치적 생명이 끝난 사례도 많다. 하물며 돌려차기 피해자 앞에서 돌려 차기를 한번 해보라니, 이런 수준이 대한민국 국희의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긴 그 당 수준이 항상 그렇다.
서범수와 진종오 의원은 공교롭게도 한동훈계
그런데 서범수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공교롭게도 한동훈계에 속했다. 그러자 먼저 국힘당 의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한동훈에 대한 공격을 ‘스리쿠션’으로 한 것이다. 돌려차기 피해자를 만나 면담했던 한동훈으로선 당혹스러운 일이 터진 것이다.
국힘당 ‘당권파’로 불리는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비당사자도 섬뜩한 폭력의 언어를 피해 당사자 초청 토론회에서 내뱉었다니 이 무슨 어이없는 망발인가”라며 질타했다, 그런데 그는 정작 얼마 전에 장애인을 비하했다.
경찰 부실 수사 질타한 검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부산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가해자가 무차별로 폭행한 사건으로 당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검찰은 경찰의 수사가 부실하다며 보완수사를 해 이 사건이 단순히 폭행이 아닌 성폭행을 하기 위해 한 범행이었다고 발표했다.
광주에서는 경찰이 아들의 살인 사건을 감추다가 검찰에 의해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검찰은 이 두 사건을 빌미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제대로 했을까? 김학의 사건, 김건희 사건 등 검찰이 덮어준 사건이 더 많다.
논란이 커지자 두 의원 사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서범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가 실언을 했다”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용기를 내어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피해자분께서 뒤늦게 이 발언을 접하고 받으셨을 상처를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다.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도 했다.
진종오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님과 참석자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사죄했으니 다행이지만 이들의 평소 사고가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다. 진종오는 국민 영웅에서 어쩌다 한동훈 밑으로 들어가 욕을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하긴 장동혁 밑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돌려차기로 검수완박 비판하던 한동훈 당황?
웃기는 것은 한동훈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대동하고 경찰 수사를 맹타했다는 점이다. 한동훈계 의원들은 사실상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는데 그 수장은 경찰 수사를 비판하며 검수완박은 안 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데, 수장은 돌려차기 사건을 빌미로 검수완박을 비판하고, 그 수하들은 돌려차기 한번 해보라며 사건을 희화화해 했으니 이런 수준의 국회의원들을 모시고 사는 지역구 주민들은 얼마나 실망할지 모르겠다.
한동훈계라 맹비난?
서범수와 진종오의 망언에 대해 장동혁 체제에서 임명된 김효은 국힘당 대변인은 4일 스레드에 “정치적 성과에 눈이 멀어 피해자의 피눈물을 가십거리로 소비한 잔인한 2차 가해”라며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가벼운 농담거리쯤으로 치부하는 공감 능력 결여와 경솔함. 그것이야말로 국민이 정치인을 향해 ‘돌려차기’를 날리고 싶은 이유”라고 썼다.
김 대변인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는 한 줄짜리 사과로 때워질 상처가 아니다. 정치인 이전에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 말을 장동혁에게도 하면 어떨까? 장동혁은 항상 약자 편만 들었는지 묻고 싶다.
이준석의 여성 비하는?
김성열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이런 인간 말종 같은 이야기 하려고 피해자 불러서 간담회를 하나. 정말 귀를 의심케 하는 역대급 망언”이라며 “이런 사람들도 국회의원을 하니 국회가 욕을 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정작 이준석은 지난 대선 때 “젓가락으로 여성 성기를 어쩌고” 하는 발언을 해 10%도 못 얻어 선거비 보전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자신들의 눈에 든 대들보는 안 보고 상대만 비판한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존엄 무시한 수구들
아직도 고통 속에 있는 피해자를 앞에 두고 저지른 상식 이하의 농담은 국민의힘 정치인들 뇌리에 '피해자 존엄과 보호'라는 인식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국힘당이 전매특허처럼 내건 명분 중 하나가 '범죄 피해자 보호'였다.
국힘당에 묻는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막겠다며 피해자를 토론회장에 세워둘 때, 정작 당신들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입법이나 제도 개선을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진정성 있게 고민해 본 적 있는가? 수구들은 피해자의 아픔을 검찰개혁 저지를 위한 '정치적 방패막이'로 이용했을 뿐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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