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가 키운 ‘매국 조롱’ 틱톡까지 번졌다…독립운동가 희화화 일상화‘유관순 방귀 로켓’·‘안중근 방귀 열차’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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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두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를 조롱하거나 희화화한 이른바 ‘밈(meme)’ 콘텐츠가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히 일부 철없는 이용자들이 만든 장난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오랫동안 주도해 온 역사 부정과 독립운동가 비하, 민주화운동 희생자 조롱이라는 매국적 온라인 문화가 숏폼과 SNS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다.
일베 등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조롱하고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희화화하는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생산돼 왔다. 처음에는 극우 커뮤니티 내부의 일탈로 여겨졌던 이러한 행태가 이제는 틱톡과 유튜브 쇼츠 등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옮겨가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소비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아 틱톡과 각종 SNS를 조사해 봤더니 독립운동가 조롱 게시물이 여전히 많았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일부 이용자들은 독립운동가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이른바 ‘독립운동 기여도 순위’를 매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아이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하는 황당한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지난 3·1절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유관순 방귀 로켓’, ‘안중근 방귀 열차’ 등의 영상까지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에 게시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역사적 인물들을 저급한 웃음거리로 만들고 조회수를 올리는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다.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면 비판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관심과 조회수를 얻는 뒤틀린 온라인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베가 선도해 온 혐오와 조롱의 화법이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한 청소년과 젊은 이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역사적 맥락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조롱 게시물을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독립운동가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매국적 역사관과 극우적 혐오가 하나의 유행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등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를 이용해 “자신의 계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하더라도 현행법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행법에는 사망한 사람을 단순히 모욕한 행위를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사자명예훼손죄도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성립하기 때문에 외모를 평가하거나 희화화하는 형태의 게시물은 형사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법적 공백을 틈타 일베에서 시작된 매국적 혐오·조롱 문화가 틱톡과 각종 SNS를 통해 보편적인 온라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 교수는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면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 게시물의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 측에도 유사한 게시물이 반복해서 올라오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표현의 자유가 독립운동가를 모욕하고 역사를 조롱할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베가 뿌리고 키운 매국적 조롱 문화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독립운동가를 희화화하는 행태가 청소년들의 평범한 놀이로 굳어질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은 관련 콘텐츠를 신속히 삭제하고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계정을 제재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 역시 독립운동가와 국가적 희생자에 대한 악의적인 모욕을 막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