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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정치학-지도자가 무능하면 황금도 돌이 된다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6/29 [10:56]

스포츠의 정치학-지도자가 무능하면 황금도 돌이 된다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6/06/29 [10:56]

 

 

하늘도 홍명보호를 버렸다. 한국 축구가 또 다시 경우의 수에 휘말리더니 28일 오전 결국 32강에서 탈락해 막을 내렸다. 우즈베키스탄이 콩고공화국에 31로 져 한국은 38개국에서 밀려나 9위로 내려앉았다.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초라한 성적이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최고의 선수들로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참사 예고되어 있었다

 

참사는 예고되어 있었었다. 축구협회의 잦은 불협화음, 감독 선정 논란, 전술미비, 선수들의 체력미비, 기술미비 등이 결국 비극을 초래하게 했다. 이로써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이었던 홍명보는 국민영웅에서 국민역적이 되어버렸다.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 동네축구보다 못한 전술, 선수 교체는 비극을 자초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 중심에 홍명보가 있다. 감독이 되려면 선수들의 체력, 전술, 기술이 삼박자를 이루어야 하는데 한국 팀은 세 가지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그래놓고 선수 탓, 날씨 탓이나 하는 홍명보는 인생 최대의 치욕으로 남은 생이 씁쓸할 것이다.

 

히딩크식 대표 선발해야

 

한국축구가 2002년에 4강에 든 것은 히딩크의 다음과 같은 준비 때문이었다.

(1) 혈연, 학연, 지연을 배제한 오직 실력만으로 선수 선발.

(2) 선수끼리 경쟁 유도.

(3) 체력 강화.

(4) 다양한 전술 개발.

(5)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

 

하지만 한국 축구협회와 홍명보는 위의 5가지 요소를 준비하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을용의 아들 이태석을 대표로 선발했으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아이돌처럼 굴던 설영우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손흥민을 벤치에 앉혀둔 것도 패착이고, 김민재를 조기에 교체한 것도 패착이었다. 차라리 손흥민을 왼쪽 윙에 두어 치고 나가다가 슛을 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패스하게 했다면 어땠을까. 자기 팀에서 뛰지도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던 황희찬을 줄기차게 기용한 것도 문제다.

 

남아공전에서 빌드업 안 한 것은 패착

 

무엇보다 이길 수 있었던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빌드업을 하지 못하고 공을 빙빙 돌린 것도 패착이다. 이강인 혼자 종횡무진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으나 패스할 곳이 없었다. 1차전에서 반짝 빛나던 황인범도 2차전부터는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마치 무슨 마법에 걸린 듯 무기력했다.

 

스포츠 시합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선발과 이렇다 할 전술 하나 선보이지 못한 것은 문제다. 후반전부터는 체력도 고갈되어 선수들이 아예 걸어 다녔다. 지고 있는데도 수비만 한 이유가 뭘까? 혹시 3위가 되어도 32강에 들 확률이 87%여서 그랬을까?

 

그러나 그 확률이 점점 줄어들 때 심정은 마치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점점 역전당하는 꼴을 본 것 같았다. 한국팀이 32강 탈락으로 입은 국민들의 정신 건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텅 빈 거리, 손님이 없는 가게 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히딩크 다시 모셔와야

 

홍명보 감독은 이번 참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렇다면 차기 감독은 누가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히딩크밖에 없다. 감독 연봉을 전국민이 성금을 모으면 히딩크가 다시 올지도 모른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홍명보 감독은 연봉을 20~30억 정도 받는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오죽했으면 모 가게에 홍명보 출입금지란 푯말을 붙였겠는가?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를 살리고 죽이듯 감독 한 사람이 팀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최선을 다하고 지면 국민들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2패를 해 사실상 16강 탈락이 결정되었지만 세 번째 독일과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20으로 이기자 국민들이 오히려 환호했지 않은가?

 

축구협회 전면 개편해야

 

현대 정씨 일가가 독차지 했던 축구협회 회장도 새로 뽑고 축구협회 기술이사도 전부 새로 임명해야 한다. 대대적인 감사도 벌여 기금 사용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수사해야 한다. 전수조사하면 아마 가관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불법이 드러나면 관계자 전원 사법처리해야 한다.

 

정치든 축구든 곪은 것은 도려내야 새 살이 돋는다. 대충 뭉개고 갔다간 다가오는 아시안컵(1),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에서 또 참패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파만 믿지 말고 K리그를 활성화시켜 국내에서 스타 선수가 많이 나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 시합이 있을 때 쉽게 모여 전술 훈련을 할 수 있다. 체력, 전술, 기술이 삼위일체가 되지 않으면 참사는 또 일어난다.

 

올해 수능에 경우의 수 출제될 듯

 

모르긴 모르되 올해 수능 시험 수학에 경우의 수가 출제될 것이다. 경우의 수를 알아야 확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조건을 주고 A팀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을 구하시오, 하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언제 경우의 수에서 해방되어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는 팀을 가져볼까?

 

스포츠는 국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유용한 도구다. 정부도 축구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역대 월드컵 성적이 그 정부의 국정 지지율과 연동된 것은 스포츠가 그만큼 국민들의 정서에 많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투자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정부는 어게인 2002년 프로젝트를 가동하라.

 

돈이 부족하면 국민 성금으로 모아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국정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다. 문체부는 K팝에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스포츠에도 신경 쓰라. 말이 문화 체육 관광부지 문체부 장관이 스포츠에 등장하는 것을 보지 못해 하는 말이다. 감독이 무능하면 황금도 돌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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