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실시될 서울시장 선거에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또 출마할 것으로 보여 서울시에는 이른바 ‘오세훈 피로증’이 일고 있다. 광역시도지사는 3선 연임만 아니면 또 출마할 수 있는데, 오세훈은 보궐설거 포함하여 벌써 4번이나 시장을 했다. 내년에도 출마하면 5번째가 되는데, 일각에서는 서울시를 전세 냈느냐나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오세훈 피로증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오세훈은 1961년 서울생으로 올해 64세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를 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중도성향이나 주요 현안에 대해선 소신을 말하지 않아 신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장 재직 동안 우면산 산사태, 반지하방 침수 사망 사건, 이태원 참사, 서울시청 앞 대형 고통사고 등 대형 참사가 많이 일어나 ‘재난 시장‘이란 오명까지 듣고 있다.
4선 하는 동안 뭘 했나?
오세훈의 실적으로 꼽는 새빛둥둥섬은 적자 운영으로 점철되었고, 이번에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강 버스는 그 실효성도 문제인데다 고장까지 나 체면을 구겼다. 4선을 하는 동안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그리고 걸핏하면 울어 ‘울보시장’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만큼 심약하다는 방증이다.
거기에다 오세훈은 명태균 게이트까지 연루되어 있어 언제 다시 검찰에 소환될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은 무고하다 하나 여론조사 대납 의혹, 서울시 산하 단체장 특혜 임명 등 수사할 게 너무 많다. 내년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이 두 가지 사건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시장에는 국힘당에선 오세훈, 나경원, 안철수가 경선을 치를 것이고, 민주당에선 전현희, 박주민, 홍익표 등이 경선을 치를 것이나 경우에 따라 강훈식 비서실장이나 김민석 총리가 나갈 수도 있다.
출퇴근용이라던 한강버스 2시간 걸려
국힘당에선 오세훈이 다시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문제는 한강버스 운행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 좋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추진한 한강버스 사업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과 수백억 원의 혈세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독립적인 감사를 촉구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울시의 한강버스 사업은 전형적인 특혜 행정과 혈세 낭비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승아 대변인의 지적에 따르면 서울시는 선박 제작 경험이 전무한 신생 업체를 선정해 한강버스 6척의 제작을 맡겼다. 이 업체는 기본적인 용접 장비는 물론, 배를 만들 공장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해당 업체에 200억 원이 넘는 선지급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 사양 배 ‘2배’ 비싸게 계약…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비
더 큰 문제는 가격이다. 백 원내대변인은 “동일한 사양의 배를 다른 업체보다 두 배 정도 비싼 가격에 계약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방만 행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한강버스의 정식 운항은 1년 가까이 지연됐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세훈 시장은 “중간에 업체를 바꾸면 더 큰 지연과 비용 증가가 우려돼 참고 용인했다”는 해명으로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백 원내대변인은 꼬집었다.
백 원내대변인은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국민의 분노가 이번 사건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버스 사업이 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시장의 치적 쌓기용 예산 낭비였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사업 지연을 넘어, 서울시의 고질적인 무능과 유착 의혹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민들의 세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시스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오세훈, 한강버스 진수식서 눈물
경남 사천시 사남면 은성중공업 일원에서 개최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축사 도중 눈물을 흘렸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의 모습이 정말 위풍당당하고 귀엽고 예쁘기도 하다”면서 “벅찬 감동을 자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버스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대중교통을 제공해드리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서울 만의 독특한 정취를 선물해드릴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애써 온 서울시 직원들, 미래한강본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 정말 수고 많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18일 한강버스가 처음 출항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방향타나 전기 설비에 문제가 생겨 운항을 중단하는 일이 반복됐다. 화장실 오물이 역류했고, 팔당댐 방류로 모든 배가 하루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취항식에서 “한강의 역사는 한강버스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했던 오 시장은 결국 “앞으로 한 달간 승객을 안 태우고 시범 운항을 더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졸속 행정과 독단적 리더십
한강버스의 초반 시행착오를 두고 ‘예고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강버스는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전기 하이브리드 선박임에도 운영사는 선박 건조 실적이 전혀 없는 신생 업체에 제작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선박 건조 및 인도 일정이 늦어지면서 운항 시작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9월로 3차례나 미뤄졌다. 그나마 계획했던 12척 중 4척만 확보된 상황에서 개문발차식으로 운항을 시작해 출근 시간대에는 이용할 수 없었다. 한강버스를 이용한 승객 사이에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오 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 한강버스를 이용해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랬지만, 운행을 못하게 돼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열흘간 운항을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드러났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다면 종합적인 점검을 통해 안정화 기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는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사업이었다. 시민 누구도 출퇴근용 한강버스를 원한다는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시장이 독단적으로 일정과 개통을 강행했다. 실제로 첫 운항 직후부터 전기 계통 고장, 방향타 이상, 정비 필요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4척 중 2척만 운항될 정도로 운영이 불안정했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29일부터 한 달 동안 무승객 시범 운항으로 전환하며 사실상 안전 확보 실패를 인정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운항 중단이 아니라, 졸속 행정과 독선적 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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