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된 미국 관세, 세계경제 압박...중국만 대박 당황한 트럼프APEC정상회의에서 만나는 트럼프·시진핑 '세기의 담판' 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6년5개월만에 한국에서 만난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중 정상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경제·외교의 질서를 좌우할 힘의 균형이 걸린 ‘세기의 담판’ 무대가 한국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번 APEC에서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세기의 담판’이 성사될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 양국 모두 협상의 필요성은 크지만,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강대국 간 자존심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시장과 국제정치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에 이르든 결렬되든 이번 회동은 세계 경제와 안보 지형을 뒤흔들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관세 및 각종 경제 압박을 강화하며 중국과의 무역 대립에 나섰지만, 2024년 기준 중국의 수출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와 고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었으나, 정작 중국은 인도, 아프리카, 남미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기반한 시장 다변화를 빠르게 추진했다. 그 결과 인도의 대중 수입이 8월에만 125억 달러에 달했고, 남아공과 동남아에서도 중국산 자동차, 가전·디지털 상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신흥시장 중심으로 퍼지는 ‘차이나 파워’
세계 각국이 미국의 무역 시나리오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저가 제품을 무기로 신흥 수입처의 시장 잠식을 가속했다. 칠레와 에콰도르의 경우, 2024년 한 해 동안 테무·핀둬둬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월간 이용자 수가 143%나 증가했고, 여타 남미·아프리카 신흥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자동차와 가전, 산업용 제품뿐만 아니라 식품·의약·에너지 소재까지 광범위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구조적 과잉과 수출 드라이브의 이면
중국의 이 같은 성장세에는 부정적인 역작용도 내재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7년 만에 가격법을 개정하며 과잉생산과 출혈경쟁에 직접 칼을 뽑았다. 산업별로 생산량 제한, 가격 경쟁 금지, 품질 관리 강화 등을 내세웠으나, 내수 침체와 누적된 재고는 결국 해외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해외 진출이 곧 ‘내부 위기의 외부 전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시장 위축, ‘탈미국화’ 전략의 성공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듯했지만, 중국은 ‘탈미국화’ 전략에 속도를 냈다. 미국 시장의 비중은 낮아졌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에서 오히려 중국산의 절대적 영향력이 확대됐다. 트럼프 행정부 이래 고율관세·반덤핑 등 다양한 차단장치가 가동됐지만, 중국은 우회 수출, 현지 조립, 제3국 경유, 현지 생산 등 촘촘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성장률 수치와 글로벌 불균형 우려
높은 수출 성장률 덕분에 올해 중국 경제는 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익 없는 성장’이라는 구조적 우려도 커진다. 실제로 저가 제품 과잉이 각국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며, 소비 부진, 무분별한 공급 확대, 세계 공급망 가격 왜곡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내놓은 관세, 반덤핑 조치도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저가 중독,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딜레마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중국산 저가 상품의 ‘중독’ 구조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멕시코와 일부 중남미 국가들만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견제에 나섰지만, 대부분 국가는 현지 생산비·구매력 탓에 대응 여지가 적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와 높은 공급 유연성은 세계 무역 질서를 또 한 번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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