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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장관 후보자를 향한 국민정서법

이득신 작가 | 기사입력 2025/07/17 [19:37]

이진숙 장관 후보자를 향한 국민정서법

이득신 작가 | 입력 : 2025/07/17 [19:37]

 

국민정서법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런 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정서가 국가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쪽으로 작용할 때를 말한다. 법과 규범을 떼거리의 힘이 대신하는 정치상황 또는 떼를 써서 만들고 적용한 법 이라는 의미로 떼법이라고도 부른다. 쉽게 표현하면 다수의 힘과 공동된 정서로 만들어지는 여론으로 국가 통치에 영향을 주는 행위 같은 것을 의미한다. 

 

과거엔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말이지만 최근에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권위주의 국가에선 때론 국민정서법이 정권을 물러나게 하거나 독재자를 처벌하기도 하고 통치자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한다. 때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이명박 정권시절 광우병 소고기 수입으로 논란이 한창일 때 청계천과 광화문 인근에 모인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자괴감을 느낀 이명박이 결국 국민정서에 반하는 소고기 수입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박근혜와 윤석열의 탄핵 과정에서도 국민정서가 지대한 작용을 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한창인 가운데,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결격 사유는 국민정서법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녀 조기유학과 표절 등의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가 국립대학 최초로 여성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는 상징이 있는 반면,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자문위원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윤석열 정부 의대 증원 2천 명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 충남대가 490명을 증원하겠다고 나선 부분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를 이재명 정부에서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이진숙 후보자는 논문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관련 학회도 같은 입장이다. 자녀 조기유학 문제도 당시에는 조기유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만연했던 터라 법적으로 심각한 처벌을 받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진숙 후보자 행위가 국민의 정서와 감성을 건드렸다는 점이다. 이 후보자의 경우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논문에 '10m wjd도'란 표현이 나옵니다. 제자의 논문에서 '10m 정도'라고 적힌 것을 잘못 베낀 건데 'wjd'는 한글 '정'을 영문으로 잘못 입력했을 때 나오는 글자다. 이런 행태는 번역기를 잘못 돌려놓고 영어제목을 'Yuji'라고 써놓은 김건희의 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김건희 논문 표절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것은'논문 몇%' 표절이라는 수치 뿐 아니라 'Yuji'라는 단어 하나가 상징하는 부도덕성이다. 표절에 대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내로남불식 접근은 매우 위험하다.

 

자녀 조기유학도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요인이다. 충남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이후보자는 두 자녀를 미국의 비싼 기숙사형 고등학교에 진학시켰다. 자신의 자녀는 중학교부터 해외 교육을 받게 한 사람이 교육부 수장이 돼 교육 정책을 논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당시 기준으로 초중등교육법 위반인 것도 논란이지만, 그가 앞으로 교육 정책을 얘기할 때마다 줄곧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국민정서법의 위력은 정치권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연예인이라는 유명인도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으로 인해 국민정서가 상당부분 적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가수 유승준이다., 그가 대법원의 비자 발급 거부 위법 판결에도 아직도 입국을 하지 못하는 건 병역이라는 예민한 사안에서 국민정서를 거슬렀기 때문이다.

 

국민정서법은 법치주의 원칙에 반하는 '떼법'으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실정법이 사회 변화에 뒤떨어져 있거나, 특권층에 유리하게 법을 집행하는 경우 이를 바로잡는 효능이 있다. 고위공직자 전관예우나 병역면제 등 특권층의 부정의와 불공정 관행을 깬 것은 국민정서법 덕분이기도 하다. 공직을 수행하는 국회의원이나 고위관료는 국민의 정서와 여론을 더 세밀히 살피는 게 마땅하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국민정서법'을 위배한 이진숙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는 게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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