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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고심 끝 나토 불참 '결단'...결정적 이유는

국내현안 산적 '내치 집중' 고려..."경제 지휘 필요 판단"
외교적 실익 계산도 영향 준 듯...7~8월 방미 전망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25/06/23 [12:05]

李 대통령, 고심 끝 나토 불참 '결단'...결정적 이유는

국내현안 산적 '내치 집중' 고려..."경제 지휘 필요 판단"
외교적 실익 계산도 영향 준 듯...7~8월 방미 전망

서울의소리 | 입력 : 2025/06/23 [12:05]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불참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동을 둘러싼 상황이 급변한 현 시점에 나토행을 택하는 것이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여러 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각·참모진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았고 추가경정예산 등 민생 관련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는데 대한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와 불편한 관계를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점도 이 대통령의 불참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내치에 집중하며 미국 정부와 물밑 접촉을 통해 별도 방미를 통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내에선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관세 및 방위비 협상 등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조속한 회동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려왔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에 대한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등 중동 정세가 격변하면서 대통령실 내에서도 신중론이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참석이 예고됐지만 한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선 실무진 간 사전 조율이 필수적인데 외교·안보 라인 내각·참모진 정비도 마무리되지 않아 협상 준비에도 물리적 한계가 컸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나토 참석을 기정사실화 하고 준비했지만 이후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당초 오후 3시 나토 방문 일정을 공식화하려 계획했다가 이 대통령이 고심 끝에 최종 결단함으로서 불참으로 급선회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집권 초 20일도 안 돼서 G7, 나토 다 참석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20일도 안 돼서 7~8일을 외교에 투자하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관세·통상 문제 때문에 트럼프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가야 된다는 의견이 교류되면서 처음에 부정적이었다 (나토 참석으로) 기울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경제 상황에 미칠 영향이 심상치 않은 때 컨트롤타워가 빠져도 되느냐, 또 북한 도발 가능성이 낮더라도 그 사이(나토 참석 중)에 도발하면 제대로 대처 못했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불참 결정에는 나토 참석의 외교적 실익 계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우크라이나 지원·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럽 중심의 나토 이익에 부합하지만 러시아와 긴장 관계가 공급망 차질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 양자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G7 정상회의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토 불참시 보다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더욱 거셀 것이란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짧게 왔다 간다고 보도가 됐다"며 "어제까지도 우리(이 대통령)와 면담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좋은 뜻으로 갔지만 '트럼프도 못 만났는데 3~4일을 비워두는게 맞냐' 하는 측면들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복수의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경제 문제가 이 대통령 최종 판단의 핵심 요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도 치솟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지휘가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국내를 비우고)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부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의 오는 7~8월 방미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미국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방미 일정 등 조율 상황을 지켜보며 당분간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임박한 추경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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