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망중한.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관할 법원을 울산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참여재판도 요청했지만, 이 역시 불허하면서 “내란범들에게는 관대한 법원이 왜 전직 대통령에게는 그토록 잔인한가?”라는 여권의 반발이 이어졌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 4월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의원을 각각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혐의,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중앙지법에 기소했다.

17일 문 전 대통령 변호인 김형연 변호사는 해당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며 "형사재판 법정은 서울이 아닌 울산에서 열려야 한다"라며 "검찰이 서울중앙지법에 한 기소는 전적으로 검찰 편의에 따른 기소이고 피고인의 인권과 방어권은 무시한 기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서울중앙지법까지 오려면 편도 5시간, 왕복 10시간이 걸린다"라며 "왕복 10시간을 들여서 재판받으러 온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의 형벌이고, 이런 희생을 치르면서 서울에서 재판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식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이번 형사 사건이 '표적 수사', '먼지떨이 수사'로 상징되는 검찰권 남용에 대한 살아있는 교과서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판부에 묻는다. 이것이 공정인가?"라며 “왕복 10시간의 이동을 감당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물리적 고문이자, 사법 권력의 괴롭힘이다. 이러니 국민이 재판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에게는 인권 운운하며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니라 ‘시간’ 단위로 쪼개 풀어주고, 내란 주범 2인자 김용현에게도 느긋한 재판 진행을 예정한 끝에 조건부 보석을 허가하며 한없이 관대한 태도를 보이더니, 문재인 대통령엔 이렇게도 가혹하냐”라며 “법원의 이중잣대, 국민의 사법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전현희 의원은 "더욱이 이 재판은 자녀의 가족 생활비로 사용한 사위의 월급이 장인에 대한 뇌물이라는 황당한 논리로 검찰이 벌인 표적수사‧정치적 기소의 산물”이라며 “검찰의 기소권남용 만행에 맞서 피고인의 인권과 방어권을 보호해야할 사법부가 도리어 전직 대통령을 망신주는 결정을 해서야 되겠냐”라면서 법원에 사건 이송 요청을 촉구했다.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 입장문에서 "법원은 울산에 살고 있으니, 먼 서울이 아닌 울산지법으로 옮겨달라는 요청도 거부했다. 도대체 이게 정상인가. 재판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가까운 곳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것이 안 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법원 재판 지원 인프라, 언론 접근성을 고려했다'는 법원의 설명만 보더라도, 이송 거부의 목적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망신주기임을 알 수 있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김용현은 보석이라는 법원의 결정도 응하지 않고 구속기간 만료를 노리고 있고, 내란범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는 불응하면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온 국민을 고통 받게 했던 내란범들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운 법원이 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그토록 잔인한지 모르겠다. 검찰은 서면조사 조차도 한 번 없이 기소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울러 "법은 누구에게나 정의롭고 공평해야 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과연 지키고 있는지 법원이 스스로 돌아보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