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발언'으로 자폭한 이준석..시민사회 "즉각 사퇴하고 정계 떠나라" 고발 조치시민단체 "정보통신망법 44조, 아동복지법 17조 위반 혐의로 고발..2000명 넘는 시민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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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보는 대선후보 3차 TV 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향해 여성의 신체 부위에 대한 적나라한 성폭력 혐오 표현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큰 충격에 빠진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후보직에서 즉시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2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후보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준석 후보의 성범죄 발언을 정보통신망법 44조 위반, 아동복지법 17조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면서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단체 고발인으로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도 성명을 내고 "이준석 후보는 당장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합당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라며 "이 후보는 그 누구도 대표할 수 없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단체는 "이준석 후보가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한 표현을 TV토론 질문을 빙자해 그대로 내뱉었다"라며 "성평등과 인권은 고사하고 이준석 후보 같은 사람이 우리 사회가 일구어온 최저선의 윤리마저 무너뜨리는 작태를 두고 볼 수 없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서울여성회도 "이것은 여성만을 향한 폭력이 아니라 방송을 시청한 모든 국민을 향한 폭력이자, 최소한의 상식조차 지니지 못한 자가 후보가 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라며 "시민의 힘으로 만든 조기대선이다. 우리는 그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막말과 혐오를 들으려고 겨울 내 광장을 지켰던 것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도 안되는 일이다. 발언 당사자가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 경악스러울 뿐이다. 또한 공중파 방송에서 폭력발언을 여과없이 방영한 방송사 역시 문제다. 국민에게 용서할 수 없는 언어폭력을 자행한 이준석 후보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82쿡 한 회원은 이 후보를 국민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과 성폭력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위반행위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또 이 후보의 발언을 막지 못한 방송토론 사회자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후보에게 영문 모를 질문을 받은 당사자 권영국 후보는 'TV토론에서 못다 한 말'이란 입장문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라며 "처음 들어보는, 귀를 의심케하는 발언이 이런 자리에서 나올 줄 몰랐다"라고 속내를 토로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라며 "태연하게 이런 발언을 한 후보를 제지하거나 경고하지 못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신민기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선 토론회가 아니었다면 화면을 돌리고 마이크를 꺼버리고 그 즉시 방송에서 끌어내렸어야 할 발언"이라며 "토론회를 지켜보는 모든 시청자가 이준석 후보의 언어적 폭력을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신 부대변인은 "오로지 다른 후보를 비난하기 위해 감히 그런 말을 공중파에서 입에 올렸다는 데 충격을 금할 수 없다"라며 "정치 통합을 이야기하는 토론회에서 가장 저열한 형태의 혐오정치를 일삼은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임할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준석 후보는 결코 방송에서 입을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라면서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청소년들과 어린 아이들까지 보고 있을 대선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타인의 말을 인용한다는 외피 아래 폭력적 표현을 여과 없이 공중파에 송출시켰다"라며 "욕설을 인용하는 것도 욕설이고 성희롱을 인용하는 것도 성희롱이다. 대선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진지하게 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을 국민들이 왜 대선 후보의 입에서 그와 같은 입에 담지 못할 언사를 듣고 괴로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여론의 비판에도 이준석 후보는 28일 SNS에 올린 글에서 "저는 왜곡된 성의식에 대해서 추상같은 판단을 하지 못하는 후보들은 자격이 없다고 확신한다"라며 도리어 답변을 거부한 권영국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최근 뉴스타파가 보도한 성접대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준석 후보가 물타기용으로 권영국 후보를 끌어들여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고 했다가 도리어 자폭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이재명 공격을 위해 권영국을 끌고 들어와? 게다가 이재명 장남이 말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가세연 짜깁기 가짜뉴스를 끌고 와 이재명 본인 흠결도 아니고, 연좌제적 비난이다" "토론회 보다가 깜짝 놀랐고 역겨웠다. 펨코 그만 보세요. 윤석열이 극우 유튜브 세계관에 빠진 거랑 뭐가 다른건가" "늘 하던 대로 대충 여론선동하고 눈 돌려서 공격하면 되겠지 싶은 안일한 마인드 잘 봤다. 진짜 세상 살면서 본인보다 책임감 없고 비겁하고 악랄한 정치인 처음 본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김동규 동명대 교수는 SNS에서 "오늘 토론회로 이 사악한 철부지는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완전히 끝났다. 앞으로 평생 '젓가락'이란 단어가 이 자가 나타나는 모든 장소와 모든 이미지에 딱 붙어 따라다닐 거"라고 예견했고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는 "이준석의 계산된 혐오 발언, 저질 정치의 바닥을 드러냈다"라고 꼬집었다.
박노자 오슬로 대학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이 사람은 '후보'라기 말하기도 뭐하고, 그냥 '공해' 그 자체다. 퇴출만이 답이다. 정상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이 혐오 장사꾼을 토론 때에 상대하게끔 하는 것도 사실 일종의 폭력에 해당된다. 저 같으면 100조, 1000조원을 누가 주어도 이 이씨를 상대 못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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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5월27일 제21대 대선 후보 3차 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