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사건 검사 때부터 반말 폭언 조작 일삼은 검사
█ 이명박 때 정치하면서 권력 바꿔가며 5선 중진의원
█ 앞으로는 화합 얘기하면서 뒤로는 음모술수에 이권
█ 이번엔 김문수에 붙어 면피, 차기 당권이 최종목표
국민의힘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추대하는데 실패하면서 깊은 내홍에 빠져들었다. 단일화를 주도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내란 정당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문수 후보가 당 내홍을 더는 드러내지 않기 위해 책임론을 거론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권성동의 폭주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상황이 어려워지자 등을 돌려 탄핵에 찬성했고, 이후 바른정당으로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했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에게 입당을 직접 권유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한덕수 단일화를 물밑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추진한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구성 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다 꽂아넣었다가, 이것이 들통나 정권 초반 대통령실 보좌진 물갈이에 한 몫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년 박쥐처럼 이 권력 저 권력에 붙다가, 이번에도 한덕수를 내세워 당권을 차지하려던 그가 보수 정당의 책사이자 원내대표라는 것이 오늘날의 몰락의 원인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죽었다 깨도 김문수는 절대 안 된다’ ‘그 알량한 대선후보’ 라는 등 단식 농성과 함께 노골적으로 자신의 소속당인 국민의힘이 선출한 김문수 후보를 향하여 서슴치 않게 비난의 공격을 했던 국민의 힘 원내대표 권성동이 마치 언제 그렸느냐는 식으로 김문수 후보에 납작 엎드려 국민의 힘 내부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있기 오래전부터 권성동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았고 그의 ‘막가파’ 언사와 행동은 국민의 힘 내부에서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른바 SKY출신이 아닌 중앙대 법학과 출신인 그는 형사부 검사 시절부터 출신학교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직원들이나 혐의자들에게 강압수사는 물론 반말과 욕설로 허위자백을 받아내는데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알았는지 더 이상 비전이 없음을 감지 검사를 때려치우고 정치판에 끼어 들면서 5선 의원이 돼 마치 강릉지역의 제왕 노릇을 하며 온갖 이권에 손을 데었고 강릉지역에서는 그의 입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위세를 떨었던 인물이다.
이렇듯 사건 조작의 달인이자 구태검사의 전형이었던 권성동은 노무현 정부에서 옷을 벗었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맡으면서 사실상 정치권에 들어섰다. 그는 1년 만에 청와대를 나와 2009년 강릉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다. 강릉에서 초중고를 나온 권성동은 이명박 정부를 등에 업고 무난하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5선을 하며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중진의원이 됐다. 그런 그를 가리켜 본국 정치권에서 줄타기의 달인, 박쥐 또는 카멜리온으로 불린다. 3선 국회의원이자 친이명박계로 분류됐던 그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탄핵 주도
법사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게 되어 있는데, 그는 같은 당 출신 대통령에 목에 칼을 들이대고,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당시만 해도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몰락할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배를 바꿔 탄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보수의 본산으로 어느 정도 회복 조짐을 보이자 그는 복당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21대 총선과 이번 재보선을 거치면서 논란이 거의 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라며 자신의 복당을 합리화했다. 2021년 대선이 다가오자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일을 주도했다.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은 대선을 약 9개월 앞둔 2021년 5월 강원도에서 만났다.
당시 윤석열이 검찰총장 퇴임 후 현직 국회의원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윤 전 총장은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약 10년간 여름과 겨울방학엔 늘 강릉 외가에서 지냈는데. 그 외가 옆집 손주가 바로 동갑내기 권성동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늘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검찰에서 검사 선후배로 다시 만났다. 권 의원은 사법고시 27회, 윤 전 총장은 사시 33회다. 윤 전 총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권에 잘 아는 사람은 없고 특별한 인연이 있다면 권성동 정도”라고 말한 적도 있다. 두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법사위원장(권성동)과 특검 팀장(윤석열)이었다는 기묘한 인연도 있다.
이후 그는 윤석열을 입당시키고 이준석을 축출해 내는데 의기투합했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윤석열은 자신을 대통령 만드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이준석 대표를 몰아냈는데 그 물밑 작업을 한 것이 바로 권성동이다. 이런 사실은 2022년 7월 26일, 윤석열이 권성동에게 보낸 메시지 중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국회 사진기자단의 대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윤석열-이준석 갈등의 앙금이 다시 드러난 사건으로, 이 사건 이후로 윤석열과 이준석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으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논란의 시발점이 되어 국민의힘의 내홍을 격화시켰다.
당시 권성동은 이준석의 성상납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그를 몰아내는 일을 했다. 권성동은 대외적으로는 성상납 의혹은 사생활이라고 이준석을 감싸는 척 했지만, 뒤로는 윤석열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이준석을 몰아낸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은 그러면서 뒤로는 자신의 사람들을 대거 대통령실에 꽂아 넣었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윤석열은 정권 출범 100일도 안 돼 대통령실을 대거 물갈이 한 바 있다. 2022년 8월 말 윤석열은 정무수석실 소속 16명 가운데 하위직을 제외한 수뇌부급 5명을 물갈이했다. 시민사회수석실 A 비서관도 민간인 접촉 혐의로 사의를 밝혔고,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행정관 5명도 무더기 사직했다.
정치판 퇴출만이 답이다
당시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물갈이 된 인사 중 상당수가 윤핵관이 추천한 인사라는 게 정설이었다. 이들의 교체는 윤핵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었었다.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가 순리”라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발언까지 흘러나온 바 있다. 한마디로 권성동은 앞으로는 이준석을 감싸고 대통령을 돕는 것처럼 했지만, 뒤로는 자기 사람을 심고, 이준석을 갈아치우는 일을 한 것이다.
이런 권성동의 박쥐같은 행태는 지난 주 하와이로 온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말이 잘 정리한다. 홍 전 시장은 앞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과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특히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 내홍’ 등이 격화되자 홍 전 시장은 단일화를 주도한 권 원내대표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 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수렁으로 빠진다. 윤통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강릉지역 제왕…각종 이권 개입
권성동은 강릉 토호 세력으로 그 지역에서 권성동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어떠한 관공서 사업도 할 수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례로 지난 2020년 9월 태풍으로 이곳에 설치된 조명장비가 파손돼 강릉시가 1억 5000만 원을 들여 설치했는데, 권 씨가 운영하는 A업체가 사업을 맡았는데, 권 씨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촌동생이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정부가 특별감찰에 나선 결과 강릉시와 A업체가 농공단지 수의 계약에 적용되는 ‘직접 생산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행정안전부의 감찰 보고서에는 “공무원들이 사전에 농공단지 입주확인서, 직접생산확인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부적격 업체에게 특혜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예산의 절감보다는 지역 업체 일감 몰아주기로 비춰진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행안부 감찰이 2020년 10월에 징계 조치가 있었는데도 이 업체는 그 이후에도 강릉시로부터 수의 계약으로 76건의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415건 모두 80억 원 규모의 수의 계약을 맡았다. 권성동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으로 인해 선거가 어려워지자 다시금 양고기를 팔고 있다. 그는 자신이 경선에서 사실상 탈락시킨 홍준표 전 시장이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김문수 당 대통령 후보와 함께해 달라고 부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배님의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 제가 그동안 불편함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하지만 선배님께서 앞장서서 지켜줬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대한민국이 제7공화국 선진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당과 나라를 지켜주는 데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당에서는 이번 선거가 끝나면 권성동부터 정계은퇴를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파다하다. 이미 대선 선거운동현장에서 권성동을 향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권성동은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거나 또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이제 정치권 퇴출은 자명한 사실이다. 박쥐 권성동의 최후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