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자격" 홍준표, 나경원·윤상현 트럼프도 못만나고 'TV 시청'국힘 의원들, 2만명 수용 아이스하키장서 취임식 중계 전광판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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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방미 대표단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인근 음식점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한국의 정치 상황을 알리겠다'고 비싼 세금 써가며 워싱턴으로 떠난 나경원·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작 연방 의사당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초청받아 간다고 했지만, 미국 정부에서 비용을 내는 정식 초청이 아니다.
국힘 의원들은 2만 명을 수용하는 아이스하키장서 대형화면으로 취임식 중계를 보는 데 그쳤고, 특히 홍준표 시장은 추위 때문에 호텔서 TV로 시청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 초청을 받아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라고 스스로 대선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벌써부터 차기 대선후보로 자신을 평가한 홍 시장은 "그런데 저 수많은 미국 군중들과 함께 벌벌 떨면서 수시간 줄지어 차례 기다려서 검색 받고 군중집회에 참석할 필요까지 있나? 쪽팔리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곳 상원 의원들은 와서 보니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낼수 없다고 한다.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세분 빼고는 대통령 취임행사로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라며 "그러나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 하고 간다"라고 적었다.
권정원 서울교대 교수는 '춥고 힘들어서 호텔서 TV로 시청했다'는 홍 시장을 겨냥해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은 그보다 더 추운 날씨에 그보다 더 긴 시간을 광장에 나와 있었다"라며 "2만명이면 아이돌 콘서트 수준이다. 팬심이 있다면 그 정도 인파와 대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그 정도 혼잡은 당연한거다. 그거 각오하고 '나는 그렇게 고생해서라도 직접 보고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는 거"라며 "나는 국힘당 의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섞여 동양인이라고 차별 받는 경험이라도 했기를 바라본다.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직접 경험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차별받는 약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실낱같은 기대를 해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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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리버티볼, 멀티컬처럴 무도회에 초청참석했다"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하지만 무도회에 순차적으로 참석해 연설하고 10분 정도 머무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취임식 축하 무도회는 10곳 이상서 열려 트럼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겨우 몇몇 미국 정가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국힘 방미단은 21일(현지 시각)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나 의원은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 한국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이후 과정을 매우 주시하고 있었다"라며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기에 잘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힘 의원들의 방미와 관련해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철저히 국내 행사다. 해외에 있는 외국 인사를 초청하는 절차가 없다. 그러므로 초청받았다는 말은 맞지 않는 소리"라며 "미국 의원들이 지역구민에게 나누어 주는 좌석표를 얻어서, 이것을 초청장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좌석표는 수만 명이 옥외 간이의자에 앉는 용도"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우리 의원이나 기업인 중에 그 취임식에 가서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취임식 저녁에 워싱턴 시내 10여 곳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석할 수 있는데, 그 만찬표 역시 대기업이나 로펌이 테이블을 구매하여, 자신의 고객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튼 취임식 계기는 미국 정부•의회 인사들이 자국 내 인사와 교류하느라 너무나 분주하므로, 외국인사가 가서 면담을 추진하기에 아주 좋지 않은 때다. 특히 미국 의원들은 그 시기에 전국에서 온 국내 손님을 만나느라 경황이 없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의원 외교를 진행하기에 좋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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