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명태균 통화 공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의 육성이 담긴 통화녹음본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는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기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재보선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돼 당선됐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그런데 당에서 난리네“라는 윤석열의 음성이 들어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를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정황히 사실로 밝혀졌다.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공천 개입과 관련하여 윤석열의 음성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전언이라며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던 국힘당과 용산도 난처하게 생겼다. 이번 녹취는 윤석열이 직접 한 말이므로 속말로 ‘빼도 박도 못한다’. 특히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부분은 당시 국힘당 공관위가 윤석열에게 총선 관련 보고를 했다는 방증으로 판장이 클 것 같다. 더구나 윤석열이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고 말한 것은 사실상 공천을 부탁한 것으로 변명의 여지도 없다.
오빠는 윤석열도 확인
이에 대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불법이 김건희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건희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씨가 발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이어 "명씨는 분명하게 윤 대통령을 '장님무사'라 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칭한다고 명씨 스스로 녹취에서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녹취에서 명씨는 "지 마누라 옆에서 '오빠 명선생이 그거 처리 안했어? 명선생이 아침에 이래 놀래서 전화오게끔 만든 게 이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며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안 한 거야. 마누라 옆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취임식 오십쇼"라고 부연한다. 여기서 '마누라'는 김 여사, '오빠'는 윤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뒷거래 의심
녹취대로라면 윤석열이 당선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보다 앞서 대선과 함께 치러진 20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윤석열 부부와 명씨의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녹취에서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 외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3월 서초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야당은 김영선 공천은 물론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공천에도 용산이 개입했는지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4000개의 녹취록 중 관련 녹취가 나오면 게임 오버로, 그 즉시 야당은 윤석열 탄핵을 추진할 것이다. 국민 여론도 70% 가까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
탄핵에 거리 둔 민주당 태도 바꿔
그동안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집중하며 탄핵과 거리를 둬왔다. 그동안 공개된 명태균의 녹취록만으론 탄핵이 불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의 음성이 공개됨으로써 상황이 달라졌다.
윤석열의 음성 중 “그런데 당에서 난리네” 하는 부분은 당시에도 김영선 공천에 국힘당에서 불만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당시 이준석 당대표와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은 김영선 공천을 강행했고, 김영선이 당선됐다. 이에 대해 이준석은 공천은 공관위에서 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공천장에 최종 서명하는 사람은 당대표다.
대통령실 격려 차원이라 변명
민주당이 윤석열 음성을 공개하자 대통령실은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를 전면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31일 언론 공지에서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며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또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윤석열은 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고 말했을까? 이건 윤석열이 직접 한 말을 대통령실이 부정하는 것에 해당된다. 녹취가 나와도 이러니 녹취가 없었다면 어떠했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해당 녹취록에 대해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언론의 확인 요청이 쇄도하자 "윤 대통령에게 보고 자료를 들고 간 적 없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인데 내가 왜 보고하냐"며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그런데 왜 윤석열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하고 말했을까? 그럼 공관위가 무슨 난초라도 들고 갔다는 말인가?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은 "당시 보궐선거 결정은 윤상현 공관위원장 선에서 끝맺음 했다며 자신은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준석과 윤상현의 진질게임이 벌어질 참이다. 하지만 곧 더욱 구체적인 녹취가 나올지 모른다. 관련 녹취가 4000개나 된다니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명태균도 ”나를 구속시키면 다 터트린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비선 실세에 놀아나는 꼴이라니, 박근혜와 최순실이 웃겠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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