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관저를 용산으로 옮기면서 용산일대는 윤석열의 동선에 따라 교통통제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대통령의 경호문제로 발생한 사고이기도 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이미 언론에서도 예견한 상황이었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중, 약물을 단속한다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었다. 경찰이 사복을 입고 마약 암거래 단속을 위해 곳곳에 투입되었다. 질서 통제 요원보다 훨씬 더많은 마약 단속반원이 자신들의 신분을 숨긴채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던 것도 사고 주된 요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실제 사고원인과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고 발생 초기엔 용산구청장과 경찰서장 등에게 책임을 묻는 듯 했다. 서울경찰청 정보과장 등도 처벌 대상에 올랐다. 심지어 용산보건소장도 수사를 받았다. 구청은 경찰에 경찰은 또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미루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에 대한 탄핵이 의결되었으나 기각되었다.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행태였다. 대통령의 사과는 형식에 그쳤다. 조문소를 설치한다고 했지만 위패도 사진도 없었다. 누군가를 추모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름과 사진을 보면서 애도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정상적인 추모도 애도도 없었다. 그저 감추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윤석열은 이태원 참사 2주기 날 국무회의에서 진정한 애도는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전 정부는 애도기간을 두어 조문소까지 설치했지만 유족들을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 있다며 유족측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말은 유치원생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과 상식은 그 너머를 보고 있다. 윤석열이 말한 ‘진정한 애도’에는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빠져 있다. 국민들과 유족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사망원인 규명과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 부분이다. 그 이후에 사회안전망을 언급해야 한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 그 어떤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은채 그저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심지어 유족들이 돈받아내려는 속셈을 벌인다는 말로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가 지난 2년여 후, 박근혜는 탄핵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다시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윤석열도 역시 탄핵의 길로 가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한 채 책임을 감추고 미루고 꼬리자르기가 반복되면 언제가는 응당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윤석열 정부는 직시하기 바란다. 사필귀정이다. 모든 일은 반드시 정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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