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10월 3일 조선일보에 ‘北열병식 "축제"라던 MBC, 국군 행사엔 "군사정권 방불"’이란 기사가 떴다. 남북이 드물게 개천절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기념하는 날 아침에 이런 것도 글 나부랭이라고 써 갈긴 신동흔과 김민서 종업원이 안쓰럽다. 조선일보라는 범죄집단에서 살아내려면 어쩔 수 없으리라. 그래도 최소한의 분별력만 갖췄다면 하는 동정심이 솟아오른다. 부끄러움조차 염치를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종업원들의 선동은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축제’라는 말을 따져 보자. 사정이 뻔한 북의 주장을 비꼬면서 축제라는 말을 인용했다고도 생각할 수 없는가? ‘환하게 웃고 있는 김정은 모습’이라는 유치한 표현까지 동원한다. ‘축제’니 ‘환하게 웃고 있는’은 우러름보다는 비꼼이라는 상상은 어떨까? 조선일보가 위대한 지도자로 받들던 전두환의 모습을 문제 삼은 점은 그중 이채롭다. 조선일보는 두 개의 사진을 통해 다른 시점을 마치 동시인 것처럼 교묘히 섞었지만 그런 꼼수에 넘어갈 국민은 없다.
국내에서 국군의 날 행사가 연속으로 치러진 것은 살인마 전두환 정권 이래 40년 만이니 군사정권을 방불하게 한다는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MBC를 헐뜯기에 앞서 국군의 날 행사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에게 알렸어야 한다. 국군의 날 행사에 대한 견해는 서로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조선일보는 MBC가 TV 생중계를 하지 못한 점도 슬그머니 끼워 넣는다. 방송 영상 풀단(코리아중계풀)에서 일시적으로 배제된 사정을 잘 아는 자들의 검은 속셈이 뻔하다.
군에서 주장하는 대로 ‘기념식 사열·분열과 시가행진은 우리 군 준비 태세 및 유사시 반격 능력을 과시하며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도 민생은 위기에 처하고 정부 재정 적자도 심각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혈세를 들여가면 이런 행사를 연속으로 강행했어야 하는지 묻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방법이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시가행진뿐이었는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 단 조선일보가 정상적인 신문이라면.....
조선일보가 MBC를 물고 늘어지는 속내는 전혀 딴 곳에 있다. 민족 배반 조선일보는 MBC의 국군의 날 행사에 보도를 종북으로 몰아치려는 일념뿐이다. 참으로 한심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조선일보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궁금해진다. 조선일보를 읽다 보면 그들은 북에 대한 경계심에서 공포심으로 드디어 외경심으로 변하지는 않았는지 걱정된다. 조선일보는 언제든지 북이 마음만 먹으면 대한민국 국민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전개하기 때문이다. 어제도 좌파들이 김건희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김건희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의 70%를 좌파로 몰아붙였다.
너무나 유치하지만 언론가장 범죄집단 조선일보가 MBC를 공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사인이 추석을 맞아 실시한 언론 신뢰도 조사를 보면 조선일보가 갖는 뿌리가 드러난다. 조사에서 MBC는 25.3%로 가장 신뢰하는 매체 1위를 기록했으며 KBS 8.5%, 유튜브 6.0%, TV 조선 4.6%, 조선일보 3.3%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TV조선과 조선일보 자매가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매도하는 유튜브보다 신뢰도에서 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내용은 가장 불신하는 매체에 대한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조선일보가 18.1%로 1위를 차지하고 유튜브는 4.2%를 기록했다. 조선일보가 유튜브를 넉넉히 앞서며 가짜뉴스를 생산에 앞장서는 비참한 현실이다.
실력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면 반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언론의 생명인 정직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무차별 모함을 통해 상대를 거꾸러뜨리는 것만이 유일하고도 손쉬운 방법이다. 그들에겐 김건희 처벌 요구가 좌파들의 모략이고 MBC는 북을 찬양하고 있다는 보도처럼 신비한 마약은 없는 듯하다. 조선일보는 1950년 6월 28일에 호외를 발행하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김일성 장군 만세’를 외친 자료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다시,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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