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 많으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대환영할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임시 공휴일이 정해지면 결국 공무원과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뿐 중소기업 등에는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국군의 날 임시 공휴일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 된 배경도 석연치 않다. 지정된 지 이미 75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국군의 날에 대한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을 수복하고 다시 38선을 넘은 날이 10월 1일이라는 이유에서다. 3년 넘게 치러진 전쟁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된 상황이 계속되었던 전쟁이었다. 그날이 전쟁에서 승리한 날도 아니고 우리나라 국군의 모태인 신흥무관학교의 창설일도 아니며 청산리 전투나 봉오동 전투의 승전일도 아니기에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은 의미도 개념도 없는 날이 되어 버렸다.
또한, 노동절에 노동자들이 하루의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국군의 날에도 하루 정도는 국군장병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군의날 행사 연습 도중 장병 두 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5천 명이 넘는 장병들을 무리하게 동원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정부는 전두환 정권 이후 처음으로 2차례 연속 무리한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이유로 "'강한 국군'으로서 압도적인 국방력을 과시하겠다"고 했다. 퍼레이드를 진행하면 압도적이고 진행하지 않으면 압도적이 아니란 말인가. 이는 보여주기 식 전시 행정의 국방부 버전일 뿐이다.
군 예산을 장병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쓰지는 못할망정, 퍼레이드에 80억을 태우며 결국 부상자까지 만들어 놓는 정부가 '강한 국군'을 말했다는 사실에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국군 장병들은 군인인 동시에 안전할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다. 소중한 장병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국방력 과시에만 혈안이 된 정부의 모습을 보면, 마치 북한을 흉내내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다.
지난 2년 국가 안보와 안전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조차 무너뜨린 정부의 행태로 인해, 우리 장병들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써 붙들어 온 실낱같은 사기마저 이러다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국군도 국민도 국가도 안중에도 없는 정부의 무책임에 처방할 약은 없는 듯하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이 정권을 끝장내고, 정상적인 나라에서 살길 바라는 모든 국민들의 열망을 함께 모아가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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