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도 만났다' 전방위 여론조작 의혹.."탄핵외 남은 선택은 없다""검찰총장 시절, 김영선이 소개..尹에게 유리한 자체 여론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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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갈무리
영부인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논란이 전방위적 여론조작 파장으로 커지고 있다. 비선 실세로 부상한 명태균씨가 회장으로 있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판을 조직적으로 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소는 중앙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조사업체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
26일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명씨를 윤 대통령 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연결해 준 고리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측근이었던 E씨 설명에 의하면, 명씨는 '이준석 돌풍'과 '윤석열 등장'의 배후였다.
E씨의 주장에 따르면 공표가 자체가 불가한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두 사람의 당선 가능성을 점쳤고, 이를 기반으로 이준석·윤석열 두 사람을 부추겨 전당대회와 대통령 선거로 이끌었다. 출마 이후에는 언론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해 결국 당선으로 연결돼 두 사람은 명씨에게 부채를 갖게 됐으며, 명씨의 정치적 영향력으로 연결되었다는 게 핵심이다.
김 전 의원의 측근 E씨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명태균이 김영선 전 의원에게 윤 총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계속해서 졸랐다"라고 했다. 만남이 성사되자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E씨는 "명씨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가져가 대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들었다"라며 "명태균이 전망한 대로 흐름이 전개되자 윤 대통령 부부도 명씨 말을 믿게 됐다. 대선 기간에도 윤 대통령이 명씨의 여론조사를 특별히 신뢰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일일이 보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매체가 입수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대선 막바지였던 2022년 2월28일 오후 2시13분 E씨에게 전화해 "저번에 그래프, 연령별 투표율 보여줬죠? 계산한 거 두 개를 만들 수 있나? 윤석열 48%, 백분율 만들면 이재명 42%로 아마 그래 나올 거거든? 하여튼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라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말했다.
외형상 미래한국연구소의 대표이사는 김영선 전 의원, 사내이사는 E씨였지만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김건희씨의 초청을 받았던 명씨의 직함은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었고 이곳을 활용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물로 유력 정치인들과 유대를 쌓아 나갔다.
뉴스토마토는 미래한국연구소의 2022년 2월28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다. 명씨가 '윤석열한테 보고 했던' 보고서다. 보고서에선 4자구도(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 지지율이 각각 45.4%와 40.7%로 나왔다.
또 공표할 수 있도록 특정 언론사와 미래한국연구소가 함께 여론조사기관 'PNR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하는 방식을 썼다. 2021년 4월18일부터 2021년 7월3일까지 미래한국연구소는 보수매체 '머니투데이'와 공동으로 PNR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비용은 미래한국연구소가 전액 부담했다. E씨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대선 기간에만 여론조사 비용으로 3억7520만원을 썼다.
이에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실에 실태 조사를 나갔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명씨는 선관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조사 의뢰자에 미래한국연구소 이름을 빼고 다른 언론사와 손을 잡았다.
"이준석 돌풍도 명태균 작품"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21년 6월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에 당선될 때도 명씨의 지원이 있었다. E씨에 따르면, 명씨는 이 의원에게도 윤 대통령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물을 가지고 이 의원을 만나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머니투데이'와 함께 PNR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의뢰를 총 6회 진행했다. 2021년 5월9일 공표 여론조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준석 의원은 곧바로 13.9% 지지율로 2위에 오른다. 2021년 5월15일 여론조사에선 이 의원이 20.4%로 1위를 기록하면서 결국 당대표에 선출됐다.
검사 출신의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사실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외 남은 선택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박 의원은 "대통령 선거가 무효화 될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제는 탄핵밖에 남은 방법은 없다. 국회도 헌법재판소도 직무유기 하지 않는 길을 선택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명태균씨가 자신의 '미래한국연구소'를 이용해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제공하고 비용 3억 7520만 원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은 것을 두고 뇌물수수 이상의 국사범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릉경찰서장을 역임한 장신중 전 경찰혁신기획단 상임연구관은 "이는 '공직선거법', '뇌물수수' 중대범죄 넘어 둘 모두 국기문란 민주주의 파괴한 국사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