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아들 '10억대 코인 사기'..당국 무방비 속에 도피성 출국까지정부의 신변보호 및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과 고위직 부친의 후광 악용
탈북민 최초로 차관급 고위공무원에 오른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태영호 사무처장의 아들 태 모(32세)씨가 지인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을 상대로 10억대가 넘는 가상화폐(코인) ‘투자사기’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신변보호와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과 부친의 지위를 이용해 악질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다.
26일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아들 태씨가 최근 당국의 관리망을 벗어나 열흘 넘게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태씨는 이달 4일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가 16일 귀국했다. 출국 당시는 태씨가 여러 명의 코인 투자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상환 압박을 받고 있을 때였고 또 모친의 출판사 인쇄 대금과 관련한 범죄 혐의점이 발각돼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시점으로 이 과정에서 당국의 제동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체는 태씨가 도피성 출국 후 태국 현지에서도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여행객들을 현혹해 유흥비를 마련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태씨로부터 코인 투자 명목으로 건넨 돈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태국행에 동행했던 피해자 A씨는 “태OO가 사우디 국적 친구를 클럽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과 3일 동안 동행하면서 돈을 뜯어내더라. ‘아빠가 국회의원인데 돈 좀 빌려달라. 한국 가서 주겠다’는 뉘앙스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태OO가 가상화폐 환전 브로커를 만나는 것도 봤다”라고 했다. 태씨는 A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까지 팔도록 종용해 체류비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한다.
태씨는 출국 전 국내에서 돈을 크게 불려주겠다는 식으로 투자받은 돈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으면서 큰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피해자에게 돈이 묶여 있으니 돈을 돌려받고 싶으면 대부업자로부터 대출을 받아서 돈을 더 구해오라고 압박하는 등 악질적인 투자사기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한 피해자는 “총피해 금액이 17억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상화폐 투자사기에 대한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개별 고소장은 추석연휴 끝나고 접수됐다. 또 태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20세 학생을 상대로 돈을 크게 불려주겠다면서 여러 해 동안 상당히 큰 금액을 투자받았는데, 돈을 돌려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국방부 관계자 사칭을 요구해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되게 만들었다.
'만중의소리'는 이달 12일부터 25일까지 확인한 피해자만 4명이라고 전하면서 개별 피해자들을 직접 접촉해 그들의 증언, 태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교차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태씨는 자신이 신변보호팀 경찰관들과 매우 친해서 피해자들의 신용도 경찰을 통해 알 수 있다는 듯 이같이 A씨에게 말한 것으로 파악된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A씨와 A씨 지인들은 지인 관계인 태씨를 믿고 여러 사람 명의로 가상화폐 대출을 해줬다가 10억원이 넘는 규모의 가상화폐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일을 하다가 만나 친해진 뒤 북한인권단체 설립 등 여러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태씨를 믿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태씨는 다른 피해자 B씨 명의로 수억원이 넘는 가상화폐를 대출했다. 하지만 B씨는 자신의 명의로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B씨는 자신의 명의로 대출이 이루어진 사실을 A씨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9월에서야 알게 됐다. B씨는 5월에 태씨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나 가상화폐 환전을 부탁하며 신분 확인용으로 신분증을 찍어서 넘겼는데, 이게 B씨도 모르게 대출에 사용된 것이다.
민중의소리는 태씨의 출국지가 동남아시아 지역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매체는 "특히 태국은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과 같이 북한과 수교한 국가이며, 북한 측 요원들의 활동도 활발한 곳이다. 최고위직 탈북자 가족인 태 씨가 현지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납북이나 자진 입북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태영호 처장은 올해 7월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 태 처장은 지난해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했다거나 ‘김구는 김일성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는 등 상식 이하의 황당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또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이라고 제1야당을 저속한 표현으로 공격한 SNS로 물의를 빚었지만, 당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이슈로 여권이 집중적으로 공격하자 언론이 이를 도배되면서 태 처장의 논란은 파묻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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