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으로 나라가 온통 어수선한 가운데, 기시다 일본 총리가 6~7일 한국을 방문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시다는 지지율이 10%대로 내려가 곧 총리를 사임하는데 왜 한국에 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윤석열 정권 측면에서도 친일논란으로 지지율이 폭락했는데, 이 와중에 기시다가 방문하면 좋을 게 하나도 없을 텐데 왜 방한에 반대하지 않는지도 궁금하다.
대통령실은 양국 협력 성과를 되돌아보며, 양자와 지역,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그건 그냥 하는 말이고 방한 목적은 따로 있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이 야당 대표는 한 번 만난 반면에 기시다는 13번이나 만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씨뿌린 것 거두어 가기
정치 전문가들은 기시다가 퇴임을 얼마 앞두고 한국에 뿌린 씨앗을 거두기 위해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과 기시다는 2년 넘게 마치 형제처럼 다정하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대부분 윤석열이 양보했다.
(1) 일제 강제 징용자 우리 기업이 배상 (2)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 허용 (3) 동해를 일본해라 표기 허용 (4) 한미일 군사 동맹 체결로 작은 ‘나토’ 만들기 (5) 독도 한일 공동관리 추진
이상이 윤석열이 일본에 양보하거나 일본의 눈치를 보며 시행한 것들인데, 이중 아무래도 독도 문제 해결과 한미일 군사 동맹 체결이 이번 의제의 핵심일 것이다. (1)~(3)은 이미 윤석열이 양보한 것이지만 (4)~(5)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독도 한일 공동관리 추진을 위한 빌드업
윤석열 정권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독도 한일 공동관리를 염두에 두고 빌드업을 했다. 우선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을 방어한답시고 동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면서 미군이 동해를 일본해라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도 항의하지 않았다. 심지어 국치의 날 한일 해군이 독도 부근에서 훈련까지 하였다.
지난해 8월에는 윤석열, 바이든, 기시다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는데, 이게 알고 보면 한미일 군사 동맹의 다른 이름이다. 한일 군사동맹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므로 한미일 군사 협의체라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을 우선시했다.
윤석열 정권은 해마다 한 독도 방어 훈련을 올해 들어 비공개로 전환하고 규모도 축소했다. 그 전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독도를 국제 분쟁 지역으로 분류한 자료를 정훈집에 실었다가 난리가 나자 슬그머니 삭제했다. 윤석열 정권이 암암리에 독도 한일 공동 관리를 염두에 두고 빌드업을 하다가 중지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가 친일 논란 와중에 한국을 방문한 진짜 목적은 독도를 국제 사법 재판소에 제소(提訴)해 최소한 독도를 한일 공동관리 구역으로 만드는 것일 것이다. 독도 주변에는 수백 조에 달하는 지하자원이 묻혀 있어 일본이 늘 욕심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부근에서 석유 시추를 하려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한미일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중국, 러시아 견제- 작은 ‘나토’ 건설
기시다가 친일 논란 와중에 한국을 방문한 두 번째 목적은 한미일이 사실상 군사 동맹을 맺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작은 나토’를 만들어 인도태평양을 지배하는 데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는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과 하베스의 전쟁 개입에도 버거워하고 있다. 그런데 막강한 중국마저 견제하려니 경제적으로도 물리적으로 힘이 들어 한국과 일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 손잡으면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일본 역시 한미일이 사실상 군사 동맹을 맺으면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일본을 보호할 수 있다 여길 것이고, 한편으론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투입하여 한반도를 다시 지배하려는 야심도 실현할 수 있다 여길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과거 청일전쟁과 러일 전쟁에서 승리했듯이 대륙을 지배하고 싶은 것이다.
기시다 정치 생명 연장용
다른 한편으론 인기가 떨어진 기시다가 방한을 통해 일본이 원하는 것을 몇 개 얻어가 지지율을 회복해 다시 정치 일선에 복귀하려는 야심도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은 내각 책임제이기 때문에 당 지지율이 낮으면 총리를 할 수 없다. 아베의 아바타인 기시다는 이번에는 물러나지만 곧 지지율을 회복하면 다시 총리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 그 역할을 윤석열이 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의 정신적 조국은 일본
윤석열의 선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는 일본 문부성이 초청한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었다. 즉 일본 정부의 장학금으로 일본에서 공부한 것이다. ‘반일종족주의’를 저술한 낙성대 경제 연구소 연구원들도 대부분 일본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그래서 정신적 조국인 일본에 충성하기 위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고, 독도 조형물을 철거한 것이다.
하지만 기시다 방한으로 어쩌면 윤석열 정권이 조기에 붕괴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 정권의 친일 행각에 분노한 국민들이 윤석열이 일본에 또 다른 것을 양보해주는 ‘밀약’이라도 하면 그 즉시 탄핵 여론이 거세게 일 것이다. 기시다의 한국 방문은 윤석열에겐 양날의 칼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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