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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 "역사는 권력 아닌 정의 편..이승만부터 윤석열까지 진리 터득"

"누구를 위한 건국절인가..일제강점 합법화, 독립투쟁 송두리째 부정"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8/15 [14:46]

이종찬 광복회장 "역사는 권력 아닌 정의 편..이승만부터 윤석열까지 진리 터득"

"누구를 위한 건국절인가..일제강점 합법화, 독립투쟁 송두리째 부정"

정현숙 | 입력 : 2024/08/15 [14:46]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은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오랜 고통 끝에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오늘의 환희와 영광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라며 서두를 꺼내고 작심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회장은 15일 오전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로 개최한 79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사를 마친 뒤 “제가 올해 여든아홉이다. 이승만 대통령 시대 때부터 현재 윤석열 대통령 시대까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서 역사를 봐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거기서 진리를 터득했다. 제가 보았다. 몸으로 체험했다”라며 “절대 역사를 배반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별도 기념식을 갖게 된 것에 이해와 용서를 구했다. 그러면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라며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광복절은 침해된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우리 민족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일제 강점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주권을 침해당했을 뿐이었다"라며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준엄하게 경고한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라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근간을 왜곡하는 일에는 반드시 단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 회장은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라면서 "나라가 없었다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만다.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일본에 대해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라는 우리의 요구가 힘을 잃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를 만드는 일, 역사를 기록하는 일, 역사를 지키는 일,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 모두가 사실상의 투쟁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며 "해방된 지 80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역사부정과 왜곡이 반복되고 그럴듯하게 변형되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교육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말씀드리고 싶다.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 한다"라고 덧붙혔다.

 

나아가 "광복절은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환희에 차고 위대한 역사 기념일"이라면서 이제는 '한민족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미래 목표로 매진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통일절'이라 부를 수도 있을 바로 그날이 되어야 한다"며 "그것은 79년 전 선열들이 꿈꾸었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후대인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통탄스러운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고 열강들의 파워게임도 위험하다"라고 했고 "우리가 합의했던 한반도공동체 통일 방안의 내실 있는 실천도 딱 멈추어 버렸다"라고 우려했다.

 

또 "역사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바로 배우고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 아로새겨 올바른 역사인식, 대한민국의 정체성, 웅혼한 민족적 자긍심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에 도전하자"라고 촉구했다.

 

광복회가 주최하고 독립운동단체연합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광복회를 비롯한 56개 독립유공단체가 함께했고 정치권에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야당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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