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에선 이 말이 ‘모든 길은 김건희로 통한다’는 말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주가조작, 명품수수, 해병대 수사 외압 등 김건희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사건이 거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가히 이 정도면 그 분야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정도다.
김건희는 그밖에 논문표절, 학력위조, 경력위조, 고속도로 노선변경, 349억 은행 통장 잔고 위조,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대통령실 및 관저 공사 개입, 인사 개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검찰과 경찰에 소환 한 번 안 되었다. 이 정도면 삼한시대 신성불가침 지역인 ‘소도’라 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만사여사’란 말이 회자되고 있겠는가?
2차 녹취에 김용현 경호처장 새롭게 언급 파장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등장하더니 그와 연관된 인맥이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고 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차 주가조작 때 김건희 계좌를 관리한 사람으로 김건희와 최은순에게 23억을 벌어주게 한 장본인이다. 검찰이 법원에 낸 의견서에 약 23억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언론에 공개된 2차 녹취에는 김용현 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언급되어 파문을 일으켰다. 그동안에도 임성근 로비 의혹에 윗선이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 일각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경호처는 아니라고 강력 반발했지만, 공수처의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기' 때문이다.
수사 외압 및 임성근 구명 로비 순서 추론
그동안 나온 보도와 1,2차 녹취를 고려하면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 및 임성근 구명 로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음을 추론할 수 있다.
(1) 내성천에서 민간인 실종자 수색 중 해병대 채수근 사병 사망 사건 발생 (2)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사단장을 비롯해 8명 과실치사 혐의 적시 (3) 윤석열 격노,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 (4) 02-800-7070 전화로 누군가 보고서 이첩 지시 (5) 경북 경찰서로 이첩된 수사 보고서 국방부로 회수 (6) 박정훈 수사 단장 보직 해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 (7) 박정훈 수사 단장 수사 외압 폭로 (8) 해병대 예비역 연대 진상 규명 촉구 집회, 촛불집회 (9) 제보자 1차 녹취 공개(이종호, 송00 전 경호처장 등장) (10) 제보자 2차 녹취 공개(김용현 현 경호처장 등장)
이중 가장 최근 드러난 게 (10)인데, 2차 녹취가 사실이라면 다음 순서로 로비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론된다.
(1) 임성근 사단장 사퇴 언급 (2) 송00 전 경호처 차장이 임성근에게 전화 (3) 송00 전 경호처 차장이 이종호에게 전화 (4)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VIP에게 전화 (5) 임성근 사표 보류, 파견 근무
문제의 02-800-7070 경호처 전화번호로 밝혀져 파문
여기서 핵심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전화한 VIP가 누구냐인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처음에는 VIP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VIP는 김건희가 맞는데 자신이 허풍을 쳤다”고 둘러댔다. 그런데 2차 녹취에서 김용현 현 경호처장이 거론된 것이다.
김용현 경호처장은 윤석열의 초등학교 1년 선배인데다, 수도경비 사령관(3성 장군) 출신으로 윤석열의 신임이 두터워 그동안 군인사에 개입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더 이상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2차 녹취에서 그 일각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공수처 수사 혹은 특검이 필요하다.
최근 문제가 된 02-800-7070 전화번호도 대통령실 경호처 전화번호란 게 KT조회 결과 밝혀졌다. 만약 경호처에서 02-800-7070으로 어딘가에 압력을 넣은 게 드러나면 용산에 다시 한번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다. 문제는 그 전화로 누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나 임기훈 국방 비서관에게 보고서 이첨을 지시했느냐이다.
김용현 경호처장, 이종섭 장관과 7차례 통화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9일까지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 등의 통화내역을 분석하면 열흘 사이 김용현 경호처장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7차례,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4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이종섭은 호주대사로 임명되어 축국했다가 귀국했고, 임기훈은 3성 장군으로 진급해 국방대학 총장으로 갔다.
이 전화번호는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조사결과를 듣고 윤석열이 격노했다고 알려진 대통령실 회의가 끝난 직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걸려온 대통령실 내선 번호다. 따라서 이때 보고서 이첩 지시가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은 공수처 혹은 특검에서 밝혀질 것이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입을 열면 김건희가 다친다, 두 사람 결혼도 시켜줬다
해병대 출신 모임인 ‘멋쟁해병’ 단톡방을 공익신고한 김규현 변호사는 방송에서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00씨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이종호 전 대표가 입을 열면 영부인까지 다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이종호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윤석열과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결혼을 우리가 시켜준 것이다"라는 말도 녹취에서 나왔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결혼은 조남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삼부토건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비로소 떠오른 이름 ‘삼부토건’
삼부토건은 우쿠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해 관련 주가가 한때 5배가량 뛰었다. 우쿠라이나 대통령 부인이 한국을 방문해 김건희를 만난 후 벌어진 일이다. 야당은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어쩌면 여기서 ‘대형폭탄’이 터질지 모른다. 용산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도대체 김건희가 안 낀 데가 어디일까? 이제 모든 언론이 삼부토건을 주목할 것이다. 이미 각 언론이 탐사 취재에 들어갔다. 주가 상승 때 주식을 대량으로 구입한 사람들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다. 어쩌면 ‘기득권 카르텔’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와 일망타진될지도 모른다.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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