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질의 하고 있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우 한국방송정책원장. MBC 갈무리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영부인 김건희씨의 파워가 국책방송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에까지 미쳐 윤석열 대통령보다 한 수 위라는 게 드러났다.

KTV가 유튜브에 자사 자료를 사용한 47개의 영상에 대한 삭제 요청과 함께 47건의 영상을 차용한 유튜버들을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했다. KTV 측은 정부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저작물이지만 국가 안전 보장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된 경우 모니터링해서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가 안전 보장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됐다면서 고발한 영상이 모두 윤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영상이었다. 특히 삭제 요청을 한 47개의 영상 중에서 38건이 김건희씨 관련 영상으로 확인됐고 9건만 윤 대통령 관련 영상으로 나타났다. 

이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 저작권국장 및 이은우 KTV 원장에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현행 저작권법(제24조의2)을 들어 “KTV 저작물들은 국민들이 KTV 허가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죠. 공공 저작물이기 하지만 뉴스와 비평에 사용되면 사용할 수 있죠"라고 물었다.

이은우 KTV 원장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면서도 “(삭제 요청한 영상들은) 단순 자료 사용이기는 하지만 심각한 저작권 위반 사례였다”라고 답했다. 김건희씨에 대한 영상 비중이 높은 것은 “영부인과 관련된 영상에 대한 저작권 위반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국가 안전과 관련해 문제 있었나요? 아니죠. 뉴스와 비평의 문제죠. 저작권의 존속법에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데 고소를 해요?"라고 따지며 "존속법 시행 이후 KTV 자료화면 썼다고 고소한 것은 윤석열 정권 들어와서 처음이죠"라고 질타했다.

양 의원은 또 이날 KTV가 유튜버들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진행했는데 담당 변호사가 김건희씨 법률대리인인 최지우 변호사가 맡은 경위를 물었다. 양 의원은 “단군 이래 처음”이라며 “저작권법 시행 이후 어떤 정부가 KTV 자료 화면을 썼다고 고소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은우 원장은 ‘최지우 변호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전 행정관으로 알고 있다”라며 “(김 여사 변호인 여부는) 모르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양 의원이 “김건희와 관련돼서 영상 삭제 요청에, 고소에, 그 고소인이 김건희의 변호사다. 그 직전에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이 원장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서” 진행했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이게 정상입니까? 저작권 24조, 허락 안 받아도 된다고 해 놓고 왜 이런 짓을 하면서 국가를 욕 먹이고... 이래놓고 자료 화면 사용했다고 삭제 요청을 하고 고소를 해요? 그리고 김건희 관련된 것만 절대적으로 많은 숫자를 삭제하고 없애요? 그리고 전직 관련 변호사가 고소를 해요?"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때 문체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양 의원은 물러설 기미 없이 더 거세게 반발했다. 양 의원은 “내가 내 시간에 이야기하는 거지 않나. 어디서 함부로 톡톡톡 튀어 나오나, 버릇 없이”라고 다시금 목소리를 높인 뒤 “KTV가 ‘김건희TV’, ‘킴스TV’인가”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이번 논란에서도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김건희=V0'라는 발언이 실감하는 경우다. 조국 전 대표는 9일 SNS를 통해 “김건희씨는 한동훈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양자의 관계를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라고 규정했다”라며 “자신이 정치의 적극적 주체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용산 주변에서 김건희씨가 V2가 아니라 V0로 불리는 이유”라며 “만약 두 사람이 2019년 하반기 이후부터 어떠한 대화와 문자가 오갔는지 공개되면 윤석열 정권의 창출·유지·운영의 비사가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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