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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男, 부산 소녀상에 일본맥주·스시 차리고 '조롱글' 드립

"걍 철거가 목적"...'일간베스트저장소'에 관련 사진, 글 인증샷
'검은봉지 테러'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기행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4/30 [14:19]

30대男, 부산 소녀상에 일본맥주·스시 차리고 '조롱글' 드립

"걍 철거가 목적"...'일간베스트저장소'에 관련 사진, 글 인증샷
'검은봉지 테러'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기행

정현숙 | 입력 : 2024/04/30 [14:19]

30대 남성 A씨가 지난 4월 27일 오후 1시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의자에 앉아 일본 맥주와 스시를 가져와 먹은 뒤 인증샷까지 찍어 이를 게시판에 공유했다. 일간베스트저장소 게시판 갈무리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머리에 '철거'라는 글씨가 쓰인 검은 봉지를 씌워 경찰에 고발을 당한 30대 남성이 이번엔 소녀상에 일본산 맥주와 스시도시락을 올려놓고 조롱하면서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9일 부산 동부경찰서와 시민단체 '부산시민행동'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7일 낮 1시경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 빈 의자에 앉아 스시 도시락과 일본 맥주를 먹고 인증샷을 찍었다. 또 소녀상 머리 위에 일본산 맥주를 올려놓기도 했다.

 

A씨는 군국주의 일본의 전쟁 범죄를 잊지 않고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기 위해 세워진 부산 평화의 소녀상에 벌써 두 번째 기행을 저질렀다. 앞서 A씨는 지난 4월 6일 평화의 소녀상과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에 '철거'라는 흰 글씨가 적힌 검은 봉지를 덕지덕지 씌워 놓기도 했다.

 

집회신고까지 마쳤다는 A씨는 "소녀상에 앉아서 초밥에 맥주 한잔 마셨다"라는 제목으로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 관련 사진과 글을 올려 이 같은 행위를 스스로 퍼뜨렸다. '무얼 얻겠다는 거냐?'는 질문 댓글에 "걍 철거가 목적"이라고 답했다. 극단적으로 보수화된 젊은 세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행법상 영사관 앞은 외교공관으로 집회를 열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한 달간 집회신고를 냈으나 이미 제한 통고를 다 했다"라며 "A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조각가와 시민단체가 A씨를 고소·고발하면서 법적 사태로 이어졌다. 시민단체는 수사기관에 적극적인 처벌을 요구함과 동시에 지자체에 보호 요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씨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극우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동상 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6일 A씨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철거'라는 글자를 부착하고 검정 봉지를 씌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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