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GDP 멕시코에도 밀려 11년 만에 14위로 추락IMF "2029년, 인도네시아에도 역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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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세계 14위권으로 1년 전보다 또 한 단계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멕시코보다 뒤진 순위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1조7128억 달러(OECD 기준)로 집계됐다. 2022년 1조6739억 달러에서 2.3% 성장했지만 순위는 13위에서 14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한국의 GDP 순위가 14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2018년과 2020년 각각 10위로 ‘톱10’에 들었지만, 2022년 13위에 이어 지난해 14위로 2년 연속 하락하는 등 최근 급속한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자리는 멕시코가 차지했다. 멕시코의 지난해 명목 GDP는 1조7889억 달러로 집계됐다. 1년 1조4633억 달러에 비해 22% 넘게 증가하면서 13위를 기록했다.
미국(27조3480억달러), 중국(17조7948억달러)이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독일(4조4561억 달러)은 일본(4조 2129억 달러)과 자리를 바꿨다.
지난해 한국과 멕시코의 GDP 순위가 뒤바뀐 데에는 한국보다 멕시코 측의 요인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자본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우회 수출을 꾀했다는 것이다.
중국 외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이점을 누리기 위해 멕시코에 투자를 늘렸다. 멕시코의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361억달러로 2022년 보다 2.2% 증가했다. 수출 대상국 인근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이른바 '니어쇼어링' 전략이 멕시코 경제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성장세는 정체 상태다. 최근 우리 경제는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작년 실질 GDP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2022년 2.6%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국제기구가 추정한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2%)에 미달했다.
전문가들은 “노동 연금 교육 등 구조 개혁이 지연되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은 등 연구기관들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은 조만간 저성장 국가에서 무(無)성장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와 관련해 “구조개혁을 하면 (성장률이) 2%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IMF "2029년, 인니에도 역전"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GDP 순위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4월 경제전망에서 2029년 인도네시아가 GDP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GDP 순위는 15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