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를 흔히 동물에 자주 비유하는데, 의원 수만 많았지 제대로 싸울지 모르는 야당을 흔히 ‘초식공룡’이라고 부른다. 지난 21대 국회 때 민주당이 그랬다. 당시 국민들은 ‘조국수호, 검찰타도’를 외치며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주었다. 검찰청이 밀집해 있는 서초 거리에 100만 명이 넘은 시민들이 모여 ‘서초대첩’을 일으킨 것을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21대 총선 때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이었고, 당시 창궐한 코로나 때문에 많은 의석을 얻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들이 염원했던 조국 수호도 하지 못했고, 검찰개혁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검찰은 쿠데타를 일으켜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조국, 추미애 법무장관을 가족까지 탈탈 털어 멸문지화를 당하도록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지금의 윤석열 정권이다.
초식공룡으로 전락한 민주당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국민들이 180석을 몰아주었지만 주요 개혁 입법 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했고, 검찰이 휘두르는 칼에 당하기만 했다. 심지어 민주당 내 소위 ‘수박들’은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도록 체포 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다. 그중 일부는 민주당을 탈당하여 다른 당으로 갔으나, 이번 총선에서 모두 낙선하였다.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 비례대표에서 14석을 얻어 모두 175석이 되었다. 거기에다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로 얻은 12석을 합치면 모두 187석이 되고, 진보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각 지역구에서 얻은 1석을 합치면 모두 189석이 된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얻은 3석은 진정한 야당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일단 민주 진보 진영에서 제외한다.
문제는 민주당이다. 조국혁신당은 총선 다음날부터 대검찰청 앞으로가 “마지막 기회다, 김건희를 소환하라”고 윽박질렀지만, 민주당은 왠지 ‘부자 몸조심’ 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하다.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이 21대 국회처럼 ‘초식공룡’이 되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또 다시 친명이나 반명이니 하는 조중동의 인간질에 넘어가 서로 티격태격 싸우지 않을지 걱정된다는 점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부터 전사로 뽑아야
민주당은 곧 새로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선출하게 되는데, 우선 원내대표부터 전사로 뽑아야 한다. 중도 외연을 확장한답시고 ‘물렁뼈’를 원내대표로 뽑아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이미 겪었다. 혹자는 중도적 이미지가 있어야 중도층도 지지한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중도층도 야당이 야당다울 때 더 지지해준다. 그럼 어떤 사람이 원내대표가 되어야 할까?
(1) 목숨 내놓고 투쟁할 수 있는 사람
주지하다시피 당 전체적인 총괄은 대표가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활동이나 원내 투쟁은 원내대표가 주도하여 한다. 전에는 비교적 원만한 사람을 선출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저만큼 아가리를 벌리고 민주당을 잡아먹으려는 하이에나들이 다가오는데, 염소 같은 사람을 뽑아 놓으면 백전백패한다. 따라서 목숨 걸고 싸울 전사가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
(2)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
차기 원내대표는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겉은 파랗고 속은 빨간 소위 ‘수박’을 뽑아놓으면 또 앉아서 당하기만 한다. 21대 때는 소위 수박들이 60여 명 남짓 있어 걸핏하면 내부총질을 해 당이 단합되지 않았다.
(3) 3선 이상 중 투쟁력 강한 사람
원내대표가 되려면 적어도 3선 이상은 되어야 하므로 그중 투쟁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 뽑혀야 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4선이 되는 김민석, 3선이 되는 김병기·김성환·김영진·박주민·진성준·한병도·박찬대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른다. 대부분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고, 개혁 성향이 있어 누가 원내표가 되어도 좋으나 투쟁력으로 봐 박찬대가 가장 어울린다.
당대표는 누가 좋을까?
모르긴 모르되, 이재명 대표는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대선 주자가 당대표까지 되면 또 말이 나올 것이므로 일부로라도 피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차기 당대표가 되면 좋을까? 현재까지 물망에 오른 사람들은 정청래, 우원식, 정성호, 박지원 등인데, 투쟁 경력으로 보나 당원들 지지로 보나 정청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우원식은 착하기는 하나 투쟁력이 약해 보이고, 정성호는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라 출마 자체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전국 최고 득표를 한 박지원이 욕심을 낼 수 있으나, 나이로 보나 과거 민주당을 나가 국민당으로 간 전력으로 봐 당원들의 지지가 미미할 것이다.
국회의장은 누구?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국회의장도 선출하는데, 규정상 제1당인 민주당 당선자 중에서 다선 위주로 선출한다. 거기에 부합되는 사람이 추미애와 조정식 현 사무총장이다. 두 사람 모두 6선으로 누가 국회의장을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독재와 온몸으로 싸운 추미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조정식과 추미애가 국회의장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면 절대 안 된다. 추미애가 먼저하고 후반기에 조정식이 하면 된다. 아마 그렇게 조정될 것이다.
상임위원장 배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배정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과 국힘당이 한동안 국회를 공전시키며 싸울 것이다. 국힘당은 전통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라 주장하겠지만, 그 룰을 어긴 곳은 바로 국힘당이므로 명분이 없다. 김도읍이 법사위원장이 된 후 상임위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는 삼척동자도 안다.
따라서 민주당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법사위원장만큼은 양보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다른 위원장을 내주더라도 법사위원장만큼은 민주당이 해야 특ㄹ검이나 각종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법사위원장으로는 전현희, 이언주, 김교흥 정도가 알맞다. 아마도 전현희가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녀가 보여준 시념과 기개에 당원들이 환호했기 때문이다.
최종 목표는 윤석열 탄핵, 김건희 구속, 그리고 새로운 민주 정부 수립
우리의 최종 목표는 우선 윤석열을 탄핵시키고, 김건희를 특검을 통해 구속시킨 후 새롭게 대선을 치러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의 위상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그리하여 파탄 난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남북관계도 복원해야 한다. 중국과도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그 모든 과제가 민주당에 달려 있다. 국민들이 민주 진영에 189석을 주었는데도 이를 해내지 못하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모두 전사가 되자. 수구들에게 자비는 사치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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