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총선을 앞둔 시점 영화 ‘건국 대통령 이승만’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독재자 이승만에 대한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승만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독재자 찬양’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4.19 혁명으로 파괴된 이승만 동상 (좌)/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전두환 동상(중)/ 윤석열 대통령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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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전날(22일) 창원 경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한미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고 원자력원과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했다.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안목이 참 남다르다”며 “어떻게 찬양을 해도 독재자만 골라서 찬양하냐? 지난 대선 때는 전두환을 찬양하더니, 이제는 이승만을 찬양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승만과 전두환은 둘 다 독재자고,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독재자이자 학살자인 이승만과 전두환이 그렇게 부러웠냐?”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우리 대하민국 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승만 찬양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승만은 4.19혁명으로 쫓겨났고, 전두환은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독재자를 옹호하고 헌법 정신을 부정한다면 앞선 독재자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모습 © V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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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나온 지역 민생토론회 관련해서도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불법적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말이 좋아 민생토론회지 정부 여당의 총선공약을 홍보하는 불법적 관권선거, 사전선거운동의 현장”이라며 “정치 중립의 의무를 진 대통령이 총선 민심 잡으려는 사전선거운동을 벌여도 되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대놓고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꼴”이라면서 “당장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불법적인 관건선거, 사전선거운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