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채상병 참배' 외면한 한동훈, 설 귀성길 예비역들 호소 또 '쌩'설 귀성 인사를 나누는 여야 대표의 상반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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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고 채수근 상병의 진상규명을 호소 하는 해병대 예비역들과 악수하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역 귀성인사에서 경찰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면서 그냥 지나치고 있다. 박주민 의원실 포토
"교감의 정치와 외면의 정치. 오늘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채 상병 순직사건 진상규명을 외치는 예비역들을 무시하고 지나쳤습니다. 동료시민의 목소리를 대하는 두 정당의 차이입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의원실을 통해 대명절인 설 귀성 인사를 나누는 여야 대표의 상반된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들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외치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을 다독였다. 이 대표는 흉기 테러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용산역을 찾은 귀성객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 새해 덕담을 전하면서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기차를 타고 떠나는 시민들을 배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비록 현재는 잠시 어렵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가지시고 우리 정치권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이, 또 국민들께서도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이날 설 귀성 인사에 나섰지만, 끝내 예비역들의 호소를 지나쳤다. 이들은 한 위원장에게 채상병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 통과와 전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에 대한 탄압 중단을 호소했지만, 수십여명의 경찰과 수행원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날 해병대 예비역 회원 10여명은 서울역 플랫폼에서 귀성 인사 중인 한 비대위원장을 향해 “채 상병 특검법 통과하라”라고 외치면서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한동훈 위원장은 이들이 모인 쪽을 슬쩍 쳐다보고는 이내 눈길을 거뒀다. 경찰과 수행원들은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한 위원장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이들을 철통 경비로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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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여야 대표의 서울역과 서울역 귀성 인사 모습. SNS 갈무리
지난달 2일 국립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채 상병 추모식에서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집행위원장이 “한동훈 위원장님, 오늘 채수근 해병의 생일입니다! 참배하고 가주십시오!”라고 외쳤지만, 한 위원장은 앞만 보고 가면서 정 위원장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당시 정 위원장은 '한겨레'에 “소리치면 들릴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라 ‘채 상병 생일이니 참배해달라’는 말을 한동훈 위원장이 충분히 들었을 텐데, 눈길도 주지 않고 외면해 분하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건하게 참배해야 할 대전현충원에서 시끄럽게 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어서 몇번 이야기하고는 한동훈 위원장을 더 이상 따라가며 외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달라는 요구도 아니고, 이날 생일을 맞은 채 상병의 묘역을 참배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당시 그 자리에서 채 상병 묘역은 차량으로 5분 거리여서 오가는 시간 합쳐 10분이면 참배가 가능했다. 한 위원장이 너무 바빠 참배가 어렵다면 ‘일정이 빠듯해 어렵다’고 말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며 “저를 외면한 한 위원장이 현충원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분한 마음에 위경련이 와서 한동안 숨을 쉬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