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 신천지 10만 집회 승인한 대구시..총선용?대구시 '코로나19 집단 감염' 혐의 1천억대 손해배상도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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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신천지 12지파 10만 수료식에 헬기를 타고 나타난 이만희 교주. 신천지예수교회 갈무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교주)이 지난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10만 명의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의 신격화와 종말론 등 잘못된 성경 해석으로 이단으로 규정된 사이비 개신교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유발한 혐의로 신천지를 상대로 3년여 전 천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던 '홍준표 대구시'가 소송까지 취하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천지 측에 시설 대관을 승인한 것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당시 신천지가 사실상 재림예수로 여기는 이만희 교주와 주요 간부들이 방역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오프라인 모임까지 금지되면서 교세 역시 위축돼 신천지의 몰락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이만희 교주가 점령군처럼 헬기를 타고 화려하게 등장하는 장면은 과거는 깡그리 잊은 채 더 크게 살아난 교세를 과시했다.
지난 2020년 2월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대구는 물론 전국이 감염병 공포에 휩싸였다. 당시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신천지측이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대구시는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으로 신천지의 반사회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이후 이만희 교주를 상대로 1천억원 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지난 7월 재판부 중재라는 명목으로 손해배상을 취하했다. 시민들은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꼽히는 신천지에 이토록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구시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코로나 사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천지를 강제조사하면 신자들이 음성적으로 숨거나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을 거"라며 소극적으로 대처한 바 있다.
‘신천지발’ 코로나19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대구 시민들은 신천지의 이번 행사 개최를 앞두고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신천지는 현실적인 고통에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종말론을 조장하면서 특히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부동산과 자산을 불려 교세를 확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천지를 대선 때도 충분히 이용해 먹었기 때문에 내년 4월 총선에서 또다시 신천지의 조직력으로 선전·선동에 동원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총선용'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행사를 용인한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정치적 관계가 고려됐을 것이란 소문도 들렸다.
이날 대구스타디움 인근에선 신천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구신천지피해자모임'과 '대구이단상담소'는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측이 10만 명의 새로운 수료자를 배출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천지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구시가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대구이단상담소 이동헌 목사는 "기존 신천지 성도들에게 수료생 복장을 입히고 수료식에 참석하게 함으로써 10만의 수료생이 존재하는 것처럼 속이는 거짓 행사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도 성명을 발표하고 "공공시설의 진정한 주인인 대구 시민들의 마음과 상처를 위로하는 일에 대구시가 귀 기울여야 한다"라며 대구시가 시민들의 시설을 신천지측에 대관해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 유튜브 '깨어있는대구시민들' 운영자는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신천지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 또 집회를 하는 걸까요?"라며 총선 이용을 의심하면서 "대구 살면서 이렇게 쪽팔리고 치욕적인 적도 없다"라고 분노했다.
아울러 "시에서 사이비 집단 집회를 열어주고 경찰이 컨트롤 하고, 신천지 집단이 안그래도 얼마 안되는 청년들의 청춘을 이용하고 그들을 가스라이팅 하여 고립화 시켜 가정을 파괴하는 그 짓을 알면서도"라며 "이 자들은 상관없겠죠.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면 되니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