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나 국가부도 위기 아르헨티나 수준의 취급을 받고 있는 원화값최근 석달간 8.3% 하락, 日·中 16개국 중 최대 낙폭, 13개월 연속 무역적자 후폭풍미국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원화값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달러가 약세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기 마련인데 4월에도 원화가치는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아르헨티나 페소, 러시아 루블에 이어 주요 26개국 가운데 세 번째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나 국가부도 위기 아르헨티나 수준의 취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8일 101.66을 기록해 연초 대비 2.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5.2% 떨어졌다. 최근 3개월간 달러당 원화값 하락률은 8.3%로 일본, 중국 등 주요 16개국을 통틀어 가장 컸다.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통화가치인 실질실효환율로 바꿔 봐도 원화의 절하 속도는 가파르다.
28일 달러당 원화값은 1337.7원에 마감해 3월 말(1301.9원)보다 2.7%나 절하됐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하는데, 이달 들어서는 달러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원화 가치는 더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매일경제가 국제결제은행(BI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3월 기준 94.79로 올 들어 3.6% 하락했다. BIS 분석 대상인 63개국 가운데 실질 하락률이 5위로 조사됐다. 일본(-1.9%), 중국(-1.3%), 대만(0.1%) 등 주변국과 비교해도 절하 폭이 컸다.
최근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무역수지 악화 등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기초 체력) 등이 꼽힌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연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65억8400만달러로, 벌써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55.6%에 달한다.
대규모 무역적자의 여파로 경상수지도 올 1~2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간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원화 가치를 지탱했는데, 경상수지 적자로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 원화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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