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할 만한 인파 아니었다' 이상민, 발언 논란되자 단3줄짜리 유감 표명'李 해명서도 진정한 사과보단 사고원인 파악이 우선 단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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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행안부 홈페이지에 긴급 브리핑 당시 문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게재했다.
앞서 이 장관은 사건 발생 2일 후인 지난달 30일 서울시정부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이 장관 입장문 첫줄은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로 시작해 마지막 줄에서 “앞으로 더욱 사고수습에 전념하겠습니다”로 끝난다.
핵심이 되는 가운데 줄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만,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무조건적인 사과가 아닌 ‘중요합니다만’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번 입장문을 발표하던 당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 합동 분향소를 조문한 이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역대 핼러윈 인파를 고려해 경찰력을 배치해 예년과 같은 수준이었다”면서 “그것이 원인이었는지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답했던 걸 보면 실제로 이 장관은 아직도 자신이 긴급 브리핑 당시 했던 발언에 대한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번 유감 표명 역시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 장관이 이렇게 계속 주장하는 이유는 참사 후 관련 당국과 정부가 예측이 가능했음에도 부실한 대응과 무대책으로 최악의 참사를 만들어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긴급 브리핑 당시에도 이 장관은 이태원에 배치되었어야 할 경찰 병력이 당시 서울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반정부 시위 등에 분산된 측면이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찰 병력 배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했으면서 경찰 병력이 시위 등에 분산되어 이태원에 배치되지 못했다는 상충되는 논리의 주장을 펼친 것이다.
핼러윈 참사 하루 전인 지난 10월27일 서울용산경찰서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 가까운 인원이 찾을 것을 이미 예상했고 시민의 안전과 질서 확립에 총력하기 위해 경찰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보도 자료까지 냈다.
하지만 이런 정부 당국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경찰력은 집중되지 않았고 유례없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장관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했던 발언에 대한 이번 3줄짜리 해명에서 조차 ‘사고원인을 파악’이라는 ‘조건’을 붙이며 책임 전가의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최 측이 없는 행사였다고 말하지 마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행정당국이 이번 사태 책임이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재난안전법 제66조 1항 지역축제 개최 시 안전관리 조항에 보면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그 밖의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어 있다”며 “또 구체적인 제일 먼저 나온 조항은 ‘축제 기간 중 순간 최대 관람객이 1천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축제에 대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근거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참사에 대해 방재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왜 손을 놓고 있었냐고 책임을 물었다.
이 대변인은 “행사의 주최자가 있는지 여부가 아닌, 사고발생 가능성에 대한 안전조치 필요성이 최우선이어야 하지 않냐”면서 “경찰과 용산구청의 대응 계획이 이토록 허술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현장을 통제할 경찰과 소방인력은 왜 충분히 배치되지 못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