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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주대, '13인의 대법관'에게 고함..."건방진 것들"

윤석열류에겐 무혐의, 배고파서 빵 하나 훔친 서민에겐 징역 수년 때리는 판검사 나으리들이 읽으면 좋을 시

은테라 기자 | 기사입력 2020/12/27 [18:30]

시인 김주대, '13인의 대법관'에게 고함..."건방진 것들"

윤석열류에겐 무혐의, 배고파서 빵 하나 훔친 서민에겐 징역 수년 때리는 판검사 나으리들이 읽으면 좋을 시

은테라 기자 | 입력 : 2020/12/27 [18:30]
▲ 김주대 시와 함께 sns에서 공유되는 '문재인 대통령 ' 이미지..."다시 적폐청산, 재조산하"     ⓒ 은테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시즌2'를 발표했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27일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흔들림 없는 개혁으로 사과도 반성도 없는 검찰의 오만한 수사와 선택적 정의를 끝내겠다"라며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과 함께 입법을 통한 제도 개혁으로 권력기관의 상호견제와 균형을 통한 공정한 법 집행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민심이 윤석열 총장 '탄핵'을 촉구하며 공수처 설치 등 권력개혁 입법 시스템 완비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가운데 '김주대' 시인의 '13인의 대법관에게 고함'이라는 시가 화제다.

 

이 시는 무소불휘의 판검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려는 시민들에 의해 sns에서 공유중이다.

 

법관위에 시민있다

    

                                -  김주대 시인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봐

땅 파고 농사짓는 일, 바닷바람에 살점 파먹히며 물고기 잡는 일,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영하 20도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촛불 들고 언 손 불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너희들 판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될까봐

너희들은 판결에만 전념하라고

비린내 나는 생선은 우리가 팔고

육중한 기계음 들리는 공장 컨베이어벨트는 우리가 지켰다

너희들 월급 받아 판결 잘 해달라고

나라에 꼬박꼬박 세금 바쳤다

너희들이 빵 한 조각 훔친 아이는 징역을 보내고

수백 억 갈취한 파렴치범은 집으로 돌려보낼 때

너희들 지위를 지키며 겸손한 척 더러운 판결을 내릴 때

너희들 좋은 머리 아플까봐

너희들의 판단이 맞겠지 하며

첫 버스를 타고 출근하여 막차를 타고 퇴근하였다

 

우리는 농사 전문가

우리는 기계 전문가

우리는 노동 전문가

우리는 알바 전문가

우리는 예술 전문가

우리는 장사 전문가

우리는 사무 전문가

우리는 택시 전문가

우리는 버스 전문가

우리는 서비스 전문가

우리가 판단하는 것보다

법 전문가 너희들이 더 잘 할 것이므로

우리는 못하니까

우리는 법을 못 배웠으니까

기꺼이 너희들을 인정하며 너희들에게 법의 칼을 쥐어주었다

너희들 법복 앞에 떨며 서서

때로 꾸중도 듣고

시키는 대로 감옥에도 가고 벌금 내며 살았다

 

우리는 환경미화 전문가

너희들이 버린 쓰레기가 너희들을 더럽힐까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치우고 줍고

너희들이 화장실에서 묻혀온 더러운 발자국을

대법원 복도마다 소리 없이 지워주었다

우리는 위생 전문가

너희들이 싼 똥이 너희들을 더럽힐까봐

너희들이 싼 똥 냄새가 너희들 법전을 더럽힐까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수거하여 먼 바다에 뿌려주었다

너희들이 죽어도 못 하는 일

우리가 살아서 다 해주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라고

우리는 언 땅에 서서 두 손 호호 불며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야간 근무를 하였으며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었고

과로로 죽었고

뿔뿔히 흩어진 가족들 살 길 찾다 죽었다

절망으로도 죽고

희망으로도 죽었지만

 

사법권은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었다고 믿고

법은 너희들에게 맡겼다

아니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너희들과 다른 우리의 일을 해야하니까

너희들이 결코 못 하는 일은 우리가 하고

우리가 못 하는 일은 너희들이 하라고

너희들에게 맡겼다

 

너희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하여도

우리의 노동

우리의 예술

우리의 사무

우리의 아르바이트

우리의 장사

우리의 눈물로부터

아니 우리가 낸 세금으로부터 우리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

 

너희들은 우리가 언 손 불며 돈 벌어 월급 주며

우리가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고개 숙였다

너희들은 우리가 법의 이름으로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따랐고 인정했고 심지어 복종했다

너희들은 우리 국민들이 고용한 임기 6년의 장기 알바생들이다

대법원장인 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

너희들의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

 

 '건방진 놈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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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ly Grae 2020/12/28 [22:13] 수정 | 삭제
  • 정확한 지적에 속이 다 후련합니다. 한 편 마음 한켠이 시려옴을 느낍니다. 가장 더럽고 추한 짓거리들을 하며 가장 고상하고 깨끗한 척하는 자신을 속이고 우리를 속이는 역겨움에 속이 다 울렁거립니다. 개 돼지를 함부로 폄하해서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어쩌면 개 돼지보다 더 못한 집단들이지요. 용기있는 지적질에 고마움과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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