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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공황장애' 국민께 양해.. "양승태 시절 '발병' 한숨도 못자고 식은땀"

"잘 이겨내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6/06 [09:26]

이탄희 '공황장애' 국민께 양해.. "양승태 시절 '발병' 한숨도 못자고 식은땀"

"잘 이겨내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정현숙 | 입력 : 2020/06/06 [09:26]

"당선 이후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못자는 말못할 고통.. 회복하고 오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10호 영입 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에게 강령·당헌집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스1

 

21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정에서 당선된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사법농단 사태로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게 됐다고 고백하며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양승태 대법원 시절부터 이어져 자신을 괴롭혀 온 공황장애를 토로하면서 초선으로서 국회에서 바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점에 국민께 양해를 구했다.

 

공황장애 증상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7년 2월부터 시작됐다며 이 의원은 이 병이 다시 재발한 경위에 대해 괴로운 기억을 돌이키며 세세히 설명했다.

 

그는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라며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에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 내어 말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의원은 "첫 시작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라며 "법원행정처 심의관 발령을 받은 뒤 판사들 뒷조사 파일을 관리하라는 업무를 거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사직서가 반려되었고, 그 후로 법원에서 2년을 더 남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시간 모두 쉽지 않았지만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까지 초기 한 달 가량, 저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라며 "당시 충격과 고립감에 극심한 불안 등 공황증상을 경험하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어나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지만 치료와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이후 지난 3년을 잘 견뎌가며 여기까지 왔다"라며 갑작스럽게 정치참여 결정을 하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말, 공황증상이 다시 시작되었다"라고 했다.

 

더불어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당시를 둘러싼 논란과 터무니 없는 곡해가 난무하면서 채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무척 고통스러웠다"라며 "선거운동 중에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서 당선에 이르게 되었다"라고 그동안의 숨가빴던 고비를 짚었다.

 

이 의원은 "당선 이후에도 오늘까지 약 두 달 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되었고,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라고 극심한 고통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일정을 소화하며 버텨왔다"라며 "그렇지만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2시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날의 반복"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장기간 극도의 불면 상태가 누적되면서 점점 몸이 말을 안 듣고, 일시적으로 정신이 마비되는 듯한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라며 "얼마 전부터는 글을 읽거나 오래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고 한다"라고 병세의 악화를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라며 "공직사회 개혁의 과업에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싶다. 모든 이들의 생명이 소중한 안전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라고 했다.

 

아울러 "하지만 현재 제 몸과 마음 상태는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당장 업무에 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했다.

 

이 의원은 "며칠 밤을 새다가, 국민들께 제가 가진 육체적, 심리적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라며 "말하지 않고 속으로 버텨가며 대처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솔직한 양해나 충분한 납득 절차 없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으로 적당히 상황을 모면하고 둘러대는 모습을 제 스스로 용납하기 어렵다"라며 "그건 제 방식이 아닌 것 같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또 "이로 인해 받게 될지도 모를 비난이나 원망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제 상황을 전부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라며 "국민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라며 "힘든 과정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잘 이겨내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말미에 이 의원은 "어제 21대 국회를 개원하고 첫 본회의가 있었다"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날 고요한 이 새벽에 홀로 앉아 청동거울에 제 얼굴을 비춰보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라고 글을 맺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의 6/6일 페이스북 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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