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치는 ‘정치검찰’과 '조국 멸문지화'의 사건을 논하다

"검찰 일방 주장만 전하는 조국 재판 기성 언론 보도에 대척하는 1인 유튜버의 도래"

정현숙 | 입력 : 2020/05/13 [15:43]

정연주 "조국일가 재판은 검찰과 언론의 합작에 의한 '인격 말살'"

황희석 "정치검찰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이유.. 권한과 조직이 그대로이기 때문"

 

 

지난해 하반기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조국 사태'가 이제는 법원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불구속 상태로 처음 법정에 나온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교수는 자택에서 검찰 수사기록을 살펴보며, 내일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의 '구속 연장 불허' 소식이 전해진 순간,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첫 재판에 나와 법정에 앉아 있었다.

 

한 가족이 난도질당한 조국 사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매의 눈으로 검찰을 주시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이날 페이스북으로 과거 정치검찰의 '정치행위'로 인해 피해를 당한 대표적 사례들을 먼저 열거하며 검찰개혁의 절박함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한명숙 총리는 돈다발 허위진술할 증인 창조, 정연주 KBS 사장은 법원에서의 조정으로 일단 해임과 기소, 조국 전 장관은 표창장과 온 집안 난도질, 유시민 작가도 돈다발 허위진술할 증인 창조..."

 

황 전 국장은 이렇게 나열한 후 이어 "달라진 것이 없는 이유는 사람이 같아서가 아니라, 정치검찰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권한과 조직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라며 "이해관계의 공생망이 여전히 튼튼하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들추었다.

 

아울러 "그러니 다르게 하려면, 권한을 줄이고 조직을 쪼개고 부정한 돈이 안 생기도록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라며 "이 단순한 진리를 10년이 넘도록 떠들고 있다"라고 무력감에 분통을 터뜨렸다.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처에 의해 기만당하고 감옥살이까지 한 정대택 씨 사건만 하더라도 17년을 이들과 싸워왔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검찰이 저지른 무수한 악행 중의 하나다.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11차례나 고소를 당했지만, 검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다행히 정대택 씨의 경우에는 '서울의소리'와 연계해 자신이 당한 억울함에 목소리를 내고 고소를 진행해 침묵하던 기성언론들이 기사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개입된 더 많은 부조리한 사건들이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이어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황 전 국장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 정연주 전 KBS 사장을 검찰의 피해자로 거론하며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전 사장이 '오마이뉴스'에 시리즈 형식으로 연재하고 있는 '한국언론묵시록19' [조국 멸문지화'의 사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13일 보도 기사를 링크했다.

 

정연주 전 사장은 기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결과는 가히 '멸문지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질고도 혹독하다. 예전에 멸문지화는 대역죄를 저지른 죄인에 대한 형벌이었는데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라는 것만으로도 검찰에는 대역죄였을까"라고 김종구 전 '한겨레' 편집인의 칼럼을 예로 들며 검찰을 비판했다.

 

모질고 혹독하다는 이유에 대해서 정 전 사장은 "첫째, 수사에 동원된 검사와 수사관 숫자가 200명이 넘고, 수사 개시 30일 만에 70여 회에 이르는 압수수색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특수부의 칼을 대학생 자기소개서에 한줄 등장하는 이들까지 줄줄이 불러대는 건 '비례와 균형'의 수사가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로 검찰 수사는 전방위적이고 압도적이었다"라고 한 언론인의 발언을 전했다. 

 

더불어 "더구나 패스트트랙 사건, 윤석열 총장의 처가와 관련된 사안, 채널A 사건에서 보이고 있는 검찰의 극히 미온적인 수사 태도와 비교해 보면 '비례와 균형'이라는 말은 설 자리가 없다"라고 질타했다.

 

정 전 사장은 또 자신이 언론과 검찰, 이 둘의 일심동체 적 공생관계를 직접 겪어 보았다고 무차별 인격살인을 당한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9월, 죄목도 무시무시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되기도 전에 나는 언론에 의해 이미 중죄인으로 낙인찍혔고, 나의 인격은 여지없이 파괴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소되기 한 달 반 전에 이미 조선일보는 'KBS 정연주씨, 사장 더 하려 국민에게 1500억 원 손해 끼쳤나'라는 사설을 실었다"라며 "기소되기도 전에 수구언론은 나를 그렇게 중죄인으로 확정 지었다"라고 했다.

 

정 전 사장은 "이런 주홍글씨의 낙인 효과는 컸다"라며 "2008년 8월 KBS를 떠난 뒤, 그리고 기소되기 전인 그해 8월 말, 대학 동기 한 명을 만났더니 그런 이야기를 했다. KBS 사장 계속하려고 그렇게 무리한 짓을 했느냐는 것이었다. 재판은커녕 기소되기도 전에 나는 중죄인, 파렴치범이 되어 버렸다"라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검찰과 언론의 합작에 의해 중죄인, 파렴치범으로 낙인찍혔을 때 견디기 힘든 것은 직접적인 가해행위뿐 아니라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주변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였다"라고 했다.

 

2008년 7월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정 전 사장은 "실제 지금 정경심 교수 재판 과정에서도 일방적 보도 경향은 분명하게 보인다"라며 "오전 재판에서는 주로 검찰 심문이, 오후 재판에서는 변호사의 반대심문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오전 검찰 심문 내용과 공소 사실이 여전히 기사들의 주를 이룬다"라며 "오후 변호사 반대심문에서 뒤집히거나, 오전 주장의 근거가 무너지는 사례들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한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라고 검찰의 오전 심문 내용만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오전 재판 때는 꽤 많은 기자들이 재판을 지켜보다가 오후 재판에서는 그 숫자가 크게 줄어드는 모양"이라며 "마감 시간 때문이라느니, 제작 과정에 쫓기기 때문이라느니 하는 현실적 한계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세상에나, 이게 기자들이 할 소리인가"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런 '현실적 한계' 때문에 왜곡되고 마는, 그래서 어느 일방의 이야기만 전달되는 결과는 누가 책임지는가. 왜곡보다는 침묵이 천 번 만 번 나은 법"이라고 질책했다.

 

정 전 사장은 오전의 검찰 측 심문만 보도하는 기성언론을 비판하면서 혼자서 하루 종일 재판을 지켜보고 전체를 관측할 수 있는 1인 유튜버의 등장에 "디지털 신세계는 한쪽으로 치우친 보도의 실체를 비춰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도 한다"라고 매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더불어 "게다가 재판이 끝난 뒤 피고 측 변호인이 전하는 브리핑 내용이 유튜브를 통해 생생한 육성으로 가감 없이 전달되고 있다"라며 "기성언론의 한계와 종말적 상황에서 태어나고 있는 새로운 언론 풍경"이라고 고무적으로 진단했다.

 

끝으로 그는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이 전체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모습은 희망적"이라며 "그런 보도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이 희망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오늘 한국 언론의 역설"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한명숙 총리는 돈다발 허위진술할 증인 창조, 정연주 KBS 사장은 법원에서의 조정으로 일단 해임과 기소, 조국 전 장관은 표창장과 온 집안 난도질, 유시민 작가도 돈다발 허위진술할 증인 창조...

달라진 것이 없는 이유는 사람이 같아서가 아니라, 정치검찰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권한과 조직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해관계의 공생망이 여전히 튼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르게 하려면, 권한을 줄이고 조직을 쪼개고 부정한 돈이 안 생기도록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이 단순한 진리를 10년이 넘도록 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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