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석 이사장이 밝힌 한인 美 10대 소년의 죽음으로 본 '의료 지옥' 미국"코로나 사태에서 한국 의료민영화 밀어붙이던 모리배, 일베 수준 의사들 통탄하고 있을 듯”신문유통원 초대 원장과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이 '의료지옥'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미국의 의료민영화에 대한 폐해를 꼬집으며 세계 최고 부자나라에서 돈이 없어 전염병으로 사망한 한 소년의 죽음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민영화를 주장하는 의사협회와 일부 정치권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강 이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소년은 미국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최초의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한국인 '윌리엄 황'군에 대한 얘기다.
30일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긴급 치료를 거부당해 결국 숨진 10대 고교생 윌리엄 황(당시 17세)의 공식 사망기록에는 그의 인종이 '한국계'(KOREAN)라고 표기돼 있다.
LA 카운티 랭커스터시에 거주하던 황군은 코로나19 증상으로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와 치료를 거부당했다.
이와 관련해 렉스 패리스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 시장은 25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황군이 한 응급치료시설에 갔으나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해주지 않았다"고 폭로해 공분을 일으켰다.
해당 응급치료시설은 황군에게 공공병원인 앤털로프밸리 병원 응급실에 가라고 했고, 이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심장이 마비된 황군은 응급실 도착 후 6시간에 걸친 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패리스 시장은 전했다.
강기석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미국에서 10대 한인 고교생이 지난 18일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치료를 거부당한 채 죽었다고 한다"라고 썼다.
이어 "진상을 더 확인해 봐야겠으나 사실이라면 끔찍한 일이다. 세계 최고 부자나라에서 돈이 없어 전염병으로 죽다니..."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강 이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자신이 과거 특파원 생활을 하던 때를 돌이키며 "미국에서 의료보험 없이 병들거나 다치면 집안이 망하거나 죽는 수밖에 없다는 소리를 그때 처음 들었다"라고 했다.
또 미국 생활에서 병원 의료제도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가입해 있는 우리의 국민의료보험 체계와는 완전히 달랐다"라고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물론 미국에서도 매달 보험료를 많이 내면 아무리 큰 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하더라도 환자 부담이 거의 없지만, 그 보험료 자체가 살인적으로 높은 것이 함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달 1천 달러 정도는 내야 무한정 보장을 받는다는데 당시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가 집세 제외하고 2천~2천5백 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라고 했다.
이어 "고민 끝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사고 나면 보험 처리해 주는 싼 제도를 활용하고 가족용으로 3백 달러 정도짜리 보험에 들기로 했는데 사실 이건 거의 보장이랄 것이 없는 싸구려 보험이었다"라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심각한 토론 끝에 가족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당장 비행기표 사서 귀국하자는 결론을 내고 3년 동안 의료보험 안 들고 살기로 했던 것"이라며 "돌이켜 보면 큰 행운 덕분에 의료 지옥에서 3년을 무사히 견뎠다"라고 했다.
또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누구보다 통탄하고 있을 인간들이 줄기차게 의료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모리배들과 그에 빌붙은 일베 수준의 의사들일 거라고 추측한다"라며 의협 등 의사 단체와 정치권을 겨냥했다.
이어 "이제 한국에서 의료 민영화는 완전히 물 건너갔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으뜸가는 전염병 방역국가로 추앙받는 근본적 이유가 공영 의료시스템 덕분인데 이제 앞으로 누가 감히 민영화를 입초에 올리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더불어 "심지어 미통당 황교안 대표마저도 '국민의료보험을 만든 박정희에게 공을 돌려야 한다'고 울부짖고 있는 마당 아닌가"라고 비꼬었다.
특히 강 이사장은 마지막 문장에 괄호를 넣고 "(솔직히 한 가지 두려운 것이 있긴 하다. 그건 홍준표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나 결국 ‘국민의료보험 찬양자’ 황교안을 밀어내고 대통령까지 되는 경우다. 그야 말로 온갖 비난이 쏟아져도 눈 깜빡 한 번 하지 않고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인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30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데비 벅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미국이 코로나를 완벽히 대응한다고 해도 수백만 명이 감염되고 10∼20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며 일부 도시는 너무 늦었다”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의료 지옥> 문득 근 25년 전, 그러니까 1995~1998년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누구보다 통탄하고 있을 인간들이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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