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칼럼] 우한 폐렴: 공포와 혐오의 마케팅

자한당 정치인과 언론에 있어 우한 폐렴은 일종의 정치적 호재이자 뉴스팔이 소재로만 인식에 대한 '반박'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1/28 [09:52]

'우한 폐렴' '중동 메르스'보다 전이 속도가 빠르고 방역의 난이도 비교불가 

한 달 동안의 두 바이러스에 대한 결과를 보면 지금 정부는 대단히 훌륭하게 대응

 

 

1.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다. 함께 일을 하는 모든 직원들은 중국인들이고 이 중에는 우한 부근 후베이성 출신도 있다.

 

상하이 인근 도시 쑤조우가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2월 8일까지 휴무연장을 결정했다.

 

우리 회사도 공식적으로는 쑤조우 휴무 일정에 따라갈 것이고 상황에 따라 휴무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2.

중국 교육당국에서는 방학기간을 늘렸다. 원래는 춘절 연휴가 끝난 2월 2일부터 정상적인 학기가 시작되는데 2월 18일날 시작한다고 연락이 왔다.

 

상하이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유민이 뿐만 아니라 홍콩에서 대학을 다니는 유정이까지 여기 해당된다. 유정이는 춘절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려 상하이에 들어왔다가 당분간 움직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다른 이야기지만 큰 딸 유정이는 쓰촨 대지진에 이어 홍콩 시위를 겪고, 이번에 우한 바이러스까지 트리플 크라운의 고난을 겪는 중이다. 지난 학기에는 홍콩 시위로 2개월 먼저 방학을 했는데, 개강하고 일주일 수업하고 다시 장기 방학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3.

우한 소식은 사실이든 과장이건 가짜이건 한국에 더 많이 퍼지고 있으니 난 상하이 소식만 전할 생각인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하이 외곽을 오고 가는 시내버스의 운행이 그제부터 전면 중단되었다. 언제부터 운행이 된다는 정확한 소식은 없다. 지하철 2호선의 운행은 24일부터 중단되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의미하는 바는 직접적인 도로통제까지는 아직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곳도 고립에 가까운 상황이 된 것이다.

 

디즈니랜드 영업도 중단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각종 장소들도 대부분 영업이 중단되었다. 극장들도 영업이 중단된 곳이 제법 있을 것이다.

 

완다에서 춘절을 맞이한 대작 개봉을 앞두고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면 된다”는 멍청한 소리를 했다가 폭풍까임을 당하고 주가는 박살났으며 영화개봉도 취소가 된 일도 있었다.

 

한 마디로 지금 상하이의 모습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의와 자의가 반반 섞인 상황이다.

 

4.

이런 상황은 사실상 춘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주부터의 상황인데 내가 그 동안 집에 갖혀 있으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는 호들갑을 떨기 싫어서였다.

 

(재수없다고 여길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제는 내 글이 제법 많은 구독자가 있고, 파급력이 있어 이런 내용들을 쓰면 언론이 ‘중국 우한폐렴으로 인한 상황의 심각성’을 미리부터 과장해 가면서 '트레픽 장사'를 하는 빌미를 만들어 주기 싫어서 이런 내용들을 굳이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와서 굳이 이런 내용들을 쓰는 이유는 역시 언론과 자유한국당 그리고 관심종자들의 공포와 혐오의 마케팅을 하는 꼴이 보기 싫고, 또 일정 부분 반박을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이 안에 있으니 밖에서 신이 나서 떠드는 사람들보다 '좀 더 말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5.

일단 재수없는 민경욱 이야기부터 하자.

 

박근혜 청와대의 대변인 시절 세월호 브리핑을 하면서 처 웃던 인면수심의 민경욱은 우한에 있는 한국 교민 500명을 빼 오기 위한 정부의 ‘전세기 파견’ 추진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500명의 우한 교민이 바이러스를 전이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과연 세월호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인데 구출할 생각을 하지 않고 처 웃던 인간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우한에 있는 500명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모든 주권과 인권을 포기하고 삶과 죽음을 그저 운에 맡기라는 것인가?

 

6.

정상적인 판단력을 갖춘 정치인이라면 정부에서 위험지역에 500명을 수송할 전세기를 파견한다고 하면 수송할 조종사, 승무원들, 의료진들에 대한 안전과 방역 대책 그리고 감염위험이 있는 해당 교민들이 한국에 와서 어떤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파악하고 전이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책을 물어보는 것이 정상 아닌가? 다짜고짜 안된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 머리를 가진 인간일까?

 

설마, 그 500명을 그냥 일반 여객용 항공기처럼 운송해 와서 그냥 열 체크 한번 하고 집으로 보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 박근혜 정부라면 그럴 수 있겠다. 메르스 때 대응한 모습이 딱 그 정도 레벨이었으니 말이다.

 

자국민에 대한 보호나 정치인으로서의 말의 무게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려니 그런 멍청한 말을 생각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디 4월 15일 이후에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7.

지금 야당 정치인들이나 언론들에게 있어 우한 폐렴 바이러스는 일종의 정치적 호재이자 뉴스팔이의 소재로만 인식되는 것 같다. 아, 최대집의 의협도 있구나. (의사님들 제발 그 인간 좀 어떻게 좀 해 주세요!!)

 

연일 ‘방역의 구멍이 뚫렸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그런데 걱정이 되어 호들갑을 떨고 질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나서 그러는 것 같다'는 것이 나에게는 짜증을 유발한다. 그들은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공포스러운 상황이 되면 그런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할 겨를이 없다. 쓰촨에서 지진을 겪어봐서 안다. 두려움에 떨거나 최대한 냉정하게 안심을 시키지 한국의 야당 정치인들이나 언론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질타하지 않는다.

 

8.

그런데 진짜 그들의 주장처럼 대한민국 방역시스템에 구멍이 뚫렸고 정부는 무능한 것일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치적 목적의 호들갑이나 질타도 어느정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그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진짜 팩트'라는 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두 개의 사건을 비교해 보자.

 

2015년 메르스가 발병했을 때 5월 20일에 대한민국 첫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6월 20일까지 한달 동안 169명이 감염되었고, 25명이 사망했다. 최종적으로 186명 감염에 39명이 사망했다. 당시 한국의 메르스 감염율은 3위였다.

 

2019년 12월 30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첫 환자가 한국에 입국했고, 거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는 오늘 한 명이 확진 추가되어 4명이다. 그 4명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한 주변인들도 현재 보건당국에서는 면밀하게 추적 및 조사중에 있다.

 

9.

메르스는 중동 사막의 낙타가 숙주라고 알려졌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발병국가이다. 우한 코로나는 박쥐가 숙주라고 알려졌다. 비행기로 10시간 걸리는 중동에서 발병한 메르스와 바로 이웃 국가 중국에서 발병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중에서 어떤 것이 전이 속도가 빠르겠는가?

 

또한 사우디와 중국을 비교할 때 인구 수, 영토의 넓이, 한국과의 교역량과 양국을 오가는 유동인구까지 감안하면 방역의 난이도는 비교불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의 두 바이러스에 대한 결과를 보면 지금 정부는 대단히 훌륭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박수를 보내야 마땅한 것이다.

 

농담이 아니고 지금 정부를 욕하는 자유한국당이 만약 현재 집권여당이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대재앙에 쌓였을 것이다. 그런 무능한 인간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정부를 욕하고 있다는 것이 뒷골 댕기는 현실이지만 덕분에 무사한 것이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0.

이 공포 마케팅에 이어 또 하나 실망스러운 것은 혐오 마케팅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중국인의 입국을 아예 막아 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현재 41만명이 넘게 동의를 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혐오마케팅이 잘 통한다는 보여주는 현실이다.

 

언론에서는 해열제를 먹고 입국심사대를 통과해서 프랑스에 간 중국여성을 보도하면서 혐오와 분노를 조장하고 있고, 일부러 한국에 와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을 가지고 들어온다는 식의 혐오를 유발하는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이 혐오 마케팅이 이렇게 효과적으로 잘 통한다는 것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볼 수 있으니 씁쓸한 일이다.

 

11.

국제보건규칙(IHR, 2005)에서는 권고조치이기는 하지만 의심환자, 감영자에 대한 입국거부가 금지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입국금지’의 효과가 증명된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입국금지의 조치를 취하면 비정상적인 입국이 많아진다. 이 경우 검역과 추적 등의 보건 관리가 불가능해 지고 오히려 감염이 확산된다는 것이 지난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해서 나온 결과이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중국인 입국'을 막으면 더 방역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인 입국금지 같은 극단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국가는 북한 밖에 없다. 이는 북한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또 방역시스템이 워낙 낙후된 북한은 한번 바이러스가 퍼지면 막을 방법이 없으니 그런 극단적인 조치도 고육지책으로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외에 다른 국가들은 있는가? 최소한 국제법과 국제규약을 준수하고,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국가들을 대상으로 그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만큼 심각한 상황인지 확인하고 우리도 거기에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 아닐까?

 

다행히 중국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단체 해외관광을 중지 시켰다. 중국인 개인이 한국비자를 받는 것은 매우 까다로우니 당분간 중국인 관광객은 보기 힘들 것이다.

 

12.

만약 지난 메르스 사태 때 대한민국 국민들의 해외 입국을 막는다고 하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특히 일본이나 중국에서 우리에게 그랬다면 말이다. 아마 더 큰 혐오가 불 붙었을 것이고 국가간의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같은 여론이 확산되는 것은 일종의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중국인에 대한 제노포비아가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오늘은 설명을 생략한다.

 

이러한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지금은 언론에서 마케팅용으로 자주 써 먹고 있지만 나중에는 정치인들도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베와 같은 일본 극우가 정치적 위기에 몰리면 한국과 북한을 혐오정치의 형태로 이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중에 별도로 한번 이 주제로 포스팅 할 생각이다. 이 부분은 할 말이 많다)

 

13.

정리하면 지금 우한 폐렴 관련해서 상황은 심각하지만 정부는 잘 대응하고 있다. 낙관론은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과도하게 공포와 혐오의 마케팅에 부화뇌동 할 필요도 없다. 국가적 재난을 공포와 혐오의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모든 정치인들과 언론에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

 

한국에서는 지금 밖으로 외출도 하고,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하지 않는가? 이곳 상하이만 하더라도 아예 현관 밖을 나서지도 못하고 있고, 이게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있다.

 

자유한국당 뿐만 아니라 안철수, 심상정까지도 이 문제로 한 마디씩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들의 욕망의 진원은 어디까지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14.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우울한 현 상황에서 유일한 장점이라면 가족 모두가 한 집안에서 24시간 내내 함께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밥도 같이 먹고, 청소도 같이 하고, 영화도 함께 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는 중이다. 다 큰 자식들과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시간임은 분명하니 소중한 가족의 시간으로 받아 들이고 이 시간들을 즐기려고 한다.

 

누구는 공포와 혐오의 마케팅을 이 재난을 이용하지만 나는 소중한 가족의 시간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CEO)

중국 IT 콘덴츠 시장 컨설팅(리서치) 및 IP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

전 사천문화매체대학 교수

 

 

日べ당 이필용 전 음성 군수 20/01/30 [07:3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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