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동물 국회’, 국민들이 20대 국회를 평가한 말이다. 2017년 대선 이후 국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촛불시민 혁명이 일어나 정권을 잃은 자유한국당은 그때부터 반대를 위한 반대와 몽니로 일관했다. 국회 보이콧을 밥 먹듯이 하고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친박들의 지원으로 자한당 원내 대표가 된 나경원은 뜻밖의 감투에 고무되어서 그랬는지 자주 오버를 했다. 내심으론 원내 대표를 잘 하면 차기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나경원은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때만 해도 여야가 순항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경원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문 서명은 일 년 내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 정의당만 살판나고 자한당은 의석수가 준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이다. 그러자 나경원은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고 결국 선거법 개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이른바 3법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태워졌다.
그때 나경원은 자한당을 이끌고 마치 여전사처럼 싸웠다. 결국 그게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여 또 한 번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자한당 국회의원 60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홍준표는 “나경원이 의원들을 사지로 몰았다”고 힐난한 바 있다.
특히 나경원이 바미당 채이배 의원 감금을 지시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일각에서는 나경원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국 사태가 터지자 나경원은 다시 여전사로 변했다. 몇 달 동안 나경원이 얼마나 잔인하게 조국 가족을 짓밟았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러나 나경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풍이었다. 시민단체가 나경원 아들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조국 자녀의 논문이나 인턴십 증명으로 그토록 욕하더니 정작 나경원의 아들은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했고 쓰지도 않은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었다. 거기에다 아들 이중국적 문제까지 거론되었으나 나경원은 어들을 부산에서 낳았다, 서울 친정집에서 낳았다 횡설수설하고 아직까지 비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에도 거론되었던 나경원 딸 입시 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나경원이 선신여대 방문 후 총장을 만난 후 갑자기 장애인 전형이 신설되었고, 거기에 나경원 딸이 합격했다. 웃기는 것은 성적은 꼴찌인데 면접 점수는 모두 98점이었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그 면접 담당 교수가 나중에 나경원이 주도한 스페셜 올림픽 예술 감독이 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나경원 딸은 평균 D인 성적이 모두 A로 바뀌었다. 나경원은 딸을 스페셜 올림픽 이사로 등재해 놓았고, 거기에 수십억의 예산을 지원했다. 누가 봐도 특혜다. 이것도 시민단체가 고발해 놓았으므로 곧 진상이 규명될 것이다.
결정타는 나경원의 미국 발언이다. 국회 원내 대표들과 미국을 방문한 나경원은 “내년 총선 전에 북미 회담이 열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민족의 운명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보수층 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나경원의 막말도 한몫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 비하했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달창(달빛 창녀)이라고 비하했다가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또한 날마다 옷을 바꿔 입고 국회를 패션 쇼 장으로 만든 것도 대다수 국민 정서에 부합되지 않았다. 나경원은 과거에도 일억 피부 논란으로 말썽이 된 바 있다. 일부 네티즌은 국회가 무슨 패션 쇼 한 데냐며 그녀의 멋부리기를 질타했다.
이처럼 나경원은 원내대표가 된 후 지명도는 높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미지는 퇴락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어 진상이 드러나면 정치 생명도 위험해 질 수 있다. 만약 검찰이 조국 가족을 수사하듯 나경원 일가를 털면 볼만할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내로남불’이 될 것이다.
황교안과 보이지 않는 대권 구도 경쟁도 그녀가 불신임을 받은 하나의 기제로 작용했을 것이다. 친박 일부에서는 나경원 체제로는 총선에서 필패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었다. 홍준표는 걸핏하면 나경원 사퇴를 외쳤다.
자한당 최고위로부터 임기 연장 불신임을 받은 나경원은 의총을 열어 자신의 재신임을 물으려 하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저항해봐야 황교안이 물러설 것 같지 않고 민심도 사납다. 아이들 생명을 볼모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가 민주당 탓하는 꼴을 보자니 구토가 다 나온다. 그녀는 20대 최악의 제1야당 원내대표가 맞다. 역사가 그걸 기록하고 심판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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