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 방송 KBS 왜 이러나.. 경비대 "필요없는 독도 헬기 영상만 제공"

헬기 사고 영상 '찍지 않았다' 은폐 .. '단독' 보도에 목맨 KBS, 여론 '뭇매'에 때늦은 사과

정현숙 | 입력 : 2019/11/04 [08:16]
MBC 화면


KBS가 지난달 31일 119 구조 헬기의 독도 추락 사고 영상을 찍고도 자체 ‘단독’ 보도로 알리기 위해 구조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부해 뭇매를 자초했다.

 

독도경비대 박모 팀장은 3일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한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 "KBS가 독도 헬기 사고 관련 영상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더라”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이날 댓글에서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헛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고 극렬한 분노를 나타내며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항변했다. 

 

지금 댓글은 삭제되고 없지만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댓글을 게시한 박 팀장은 독도경비대 팀장(경사)이다. 

 

실제로 KBS는 2일 자사 9시 뉴스를 통해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단독 보도했다.

 

앞서 10월 31일 오후 독도에서 이륙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 한 대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해 타고 있던 소방대원과 환자 등 7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으며 현재까지 당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3구 인양했으나 나머지 실종자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독도경비대 소속 박모 팀장이 포털 뉴스 댓글에 글을 올리고 KBS의 추락 헬기 관련 영상 미제공을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번 사건은 독도경비대 측이 "진로 파악을 위해 영상을 달라고 했는데 못받았다"며 문제 제기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졌다. 또 보도를 본 네티즌들이 "KBS가 영상을 제공하지 않아 초기 대응 시간을 허비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KBS는 3일 자사 홈페이지에 해당 영상을 공개하고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KBS 보도가 나간지 1시간 뒤 독도경비대 박 팀장이 KBS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는 댓글에서 "KBS 직원이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기자는 "헬기가 날아간 방향은 영상에 담겨있지 않았다"고 반박했고 KBS 직원 역시 "영상을 경비대에 보내줬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독도경비대 측은 "KBS가 영상 일부를 준 것은 맞지만 사고 수습에 필요없는 부분만 있었다"고 재반박했다.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우리가 필요한 것은 이륙 이후의 영상이 필요하다 했는데. 준 것은 헬기가 대구 쪽에서 내려와서 착륙하는 것 까지만 보내줬다"고 지탄했다.

KBS는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은 직원은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다”며 "독도경비대가 헬기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 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직원이 영상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헬기 진행 방향과 무관하다고 생각해 추가화면은 없다고 대답한 것"이라며 비협조 했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덧붙여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논란이 일게 된것에 대해 사과하고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영상을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다"며 "사고 발생 직후부터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를 활용해 사고 수습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전 대표는 4일 독도 사고 헬기 영상으로 논란이 된 KBS에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변혁 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공영방송인 KBS가 영상을 촬영했는데 그걸 정부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소위 단독보도란 형태로 기사화하고 사과하는 행태를 봤다"며 "저런 방송이 과연 공영방송인가, 저런 방송을 위해 국민이 세금 수신료를 내고 월급을 줘야하느냐,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 사이 KBS는 각종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들끓는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공영 방송사의 이번 해명이 궁색하다는 중론이다. KBS 뉴스에 달린 댓글부터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는 댓글들이 KBS를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시청료 거부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국에서 검찰 편에 선 KBS가 정경심 교수 자산 관리인 김경률 PB 인터뷰 왜곡 보도는 물론이고 얼마 전 '시사직격' 프로에서는 한, 일 특파원들의 일본에만 치우친 극우적 시각을 고스란히 내보냈다. 또 KBS는 지난번 7시 뉴스에서 우리나라 동해를 버젓이 일본해로 표기하는 무성의함을 보였다.

 

급기야는 촌각을 다투는 독도 추락 헬기 영상마저 공익은 뒤로하고 오로지 단독 보도에 급급해 경찰 구조대의 영상 요청도 알맹이는 빼고 제공했다. KBS의 이 모든 것이 우연이나 실수라고 보기에는 너무 자주 일어난다. 어떻게 보면 공영방송으로 꼬박꼬박 들어오는 수신료 챙기면서 고액 연봉에 안주한 KBS의 구조적 시스템 문제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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