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영 검사 아버지의 '통한의 외침'.. "검찰에 보내지 말아야 했는데"

아버지 "아들 죽음 납득 안 돼".. 김홍영 검사 사망사건 재조명

정현숙 | 입력 : 2019/11/02 [16:34]
KBS '시사직격'

 

'시사직격'이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대해 재조명했다. 고 김홍영 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 부임한 지 1년 3개월 만인 2016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홍영 검사의 나이는 고작 33세였다.

 

지난 1일 밤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의 ‘검사 故김홍영의 증언’ 편에서는 검찰에 대한 과감한 비판으로 ‘검찰 저격수’로 알려진 울산지청 임은정 검사가 검찰 내부 상황을 기록한 ‘비망록’을 토대로, 고인이 된 검사 김홍영 사건을 재조명했다.

 

당시 검찰은 김 검사가 과도한 업무와 상관의 폭언 폭행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고, 직속 상관이던 김대현 부장검사를 해임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시사직격은 김 검사의 사망 전후 상황을 자세히 듣기 위해 김홍영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임은정 검사만이 입을 열었다. 그동안 SNS와 검찰 내부망,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검찰 조직을 비판한 임은정 검사는 당시 남부지검 내부 상황을 기록한 '비망록'을 보내왔다. 임 검사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망록에는 김 검사가 사망한 2016년 남부지검 풍경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비망록 안에는 검찰이 한 검사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는데 김홍영 검사 사망 이후 남부지검 자체 조사에 대한 비판부터 당시 김진모 검사장과 조상철 차장검사가 책임자 처벌을 무마하려고 축소‧은폐하려했다는 의혹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 앞서 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검사를 기리고, 검찰개혁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비망록을 보탠다”라면서 “2015년, 2016년 김 검사를 자살로 몰고 간, 아수라장과 같은 검찰의 난맥상이 이제 공개된다”라고 부언했다.

임 검사의 비망록에 따르면 2015년 4월 남부지검 형사제1부에 부임한 고인은 같은 달 9일 환영 회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당일 당시 부장검사가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초임검사의 눈 앞에 펼쳐진 검찰의 첫 광경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홍영 검사가 재직하던 2015년과 2016년 남부지검에서는 또 다른 검사가 후배 검사를 강제 추행하는 등의 성범죄를 비롯한 검찰 내 비위가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문제는 이 모두가 제대로 된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건을 서로 쉬쉬하면서 감추고 명예퇴직을 해서 퇴직수당을 받아 가기까지 한다. 검찰 내부에서 이를 바로 잡으려는 움직임 또한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때문에 검사들은 쉽게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비망록에서는 검찰이 한 검사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도 엿볼 수 있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김 검사 사망 이후 남부지검 자체 조사에 대한 비판부터 당시 검찰 수뇌부의 책임자 처벌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적나라하게 쓰였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김홍영 검사의 부모를 찾았다. 김 검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위패를 모신 부산 금정동 범어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홍영이 너무 보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홍영 검사의 아버지 김진태 씨는 아직도 아들의 죽음을 납득할 수 없다. 김 씨는 평소 밝고 유쾌한 성격의 아들이었기에 "업무 스트레스와 상사의 괴롭힘이 죽음의 전부일까", "아들을 죽음에까지 가게 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검찰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 한마디 듣지 못한 채 3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보냈다. 그는 아들이 남긴 숙제를 풀기 위해 처음으로 방송에 나왔다. "가지 말아야 했는데. 검찰에 보내지 말아야 했는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검찰의 법은 밖으로만 향합니다. 안에는 무법천지니까 그 검사들이 처벌 받은 적이 있습니까? 마지못해서 다 들어나면 그때 처벌을 하는 거지, 처벌 받지 않은 관행이 축적 되어있는데 자신감이 있죠"

 

검찰직을 박차고 나온 이연주 변호사는 겉모습은 근엄 그 자체나 속은 썩어 문드러진 검찰을 향해 이렇게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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