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속 헛발질.. 지역감정 조장에 조국 청문회 미루다 제 꾀에 넘어가

우상호 "조국에게 소명기회 안주려 나경원 화내는 것", 박지원 "자한당 자기 꾀에 속아"

정현숙 | 입력 : 2019/09/03 [12:07]

이제와 청문회 불씨 살리려 안간힘.. "재송부 기한이라도 넉넉히"

2일 오후부터 3일 새벽까지 11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자간담회는 각 언론사 기자들의 적나라한 질문 수준을 드러냈다.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오르는 것은 둘째치고 수십만 악성 비난 기사를 퍼 나른 언론과 한판 사투를 벌인 그는 '조국 대첩'의 실질적 승자였다.

 

또 조국 후보자 논란으로 모처럼 호기를 잡았다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자한당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겠지만 갖은 핑계로 청문회 미루기와 지역감정 조장 발언으로 모두 헛발질을 자초했다.

 

공식적인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꾀에 자기가 속는다’라는 속담을 한국당이 실천했다. 저는 일찍부터 (조 후보자) 모친, 부인, 딸은 인도적 차원에서 증인 신청 말고 그외 증인은 민주당에서 응하라고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시 ‘버스 지나니 손 흔드는 한국당’이다. 이제 와서 증인 빼준다니 이미 ‘청문회 열차’는 떠난 뒤다. 장담하던 한방이 없거나 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쏟아질 질문 내용을 덮어버리는 효과는 얻었다”고 비꼬았다.

 

조국 청문회가 그동안 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던 황교안, 나경원 청문회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에둘러 귀띔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청문회 버스는 이미 떠났는데 그 불씨를 살리고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3일 “앞으로라도 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재송부 기한을 넉넉히 주는 것이 대통령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것마저 외면한다면 청문회 보이콧이라는 거대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조국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는 이제 법적 시한을 넘겨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제 법사위 의결했다면 오늘 청문회 가능했다. 어떻게 보면 청문회에 자신 없는 자한당은 애초부터 소명 기회를 줄 맘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가 불발된 데 대해 “민주당의 의도된 판 깨기”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를 두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KBS 시사프로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법사위에서 청문 계획안이 채택이 되지 않음으로써 법정 마지막 시한인 9월 2일까지 열리지 않는 게 거의 확정적이다 보니까 조 후보자가 본인도 소명의 기회를 좀 달라고 요청이 왔고. 이것은 국민들 관점에서 보면 수없이 많은 의혹 제기에 대해서 궁금해하시기 때문에 그런 소명의 기회를 드리는 게 맞겠다 싶어서 당 원내대표실에서 이런 기회를 제공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저도 원내대표를 해봤지 않습니까? 이게 지금까지 한 15일에서 20일 정도를 청문회 날짜 정하는 문제와 증인 채택 문제로 허비를 했어요. 만약에 가족들을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뺄 의사가 있다면 어제 오전에 그러니까 어제 한 10시쯤에 법사위를 열어서 가족들을 뺀 청문 계획을 의결하면 되거든요. 그러면 오늘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어제 오후부터 발언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그러면 2일, 3일에 할 수 있는 일을 왜 또 4~5일을 또 미루자고 하느냐? 그런 측면에서 이것은 계속 조건을 걸어서 연기하는 게 목적이지, 그래서 조국 후보자 청문국면을 계속 추석 전까지 끌고 가겠다, 그런 정쟁적 시각이 있었다고 보고 어제가 법정 마지막 시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법을 좀 지켜야지, 자꾸 여야 합의로 법을 어기는 것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어제 그렇게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제가 원내대표를 해봤고 지금까지 수백 차례 인사청문회를 했지만 법정기한을 어겨서 한 적이 없어요. 그것이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인데, 떼거리로 여야 합의로 해서 밀어붙여서 해버리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지난번 선진화법을 어긴 것에 이어서 이번 인사청문회법까지 나경원 원내대표가 판사 출신이면서도 너무 법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 둔감한 게 아닌가.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지난 15일간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일을 안 해오다가 임박해서 자꾸 더 연기해서 오래 끌어보려고 하는 이런 것도 다 속이 뻔히 보이는 일인데, 이런 일로 서로 얼굴 붉히면서 안 싸우는 게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 어제, 오늘 화를 버럭버럭 내는 걸 보면 적어도 조국 후보자에게 소명의 기회는 절대 주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던 것이 드러난 거죠. 그러니까 화를 내는 것이지."

 

나경원 의도적인 '가짜뉴스' 로 지역감정 조장.. '악의적'

 

거의 3주 동안이나 단순한 의혹에 불과한 조 후보자 루머를 확대해 무자비하게 들추고 비난 공세를 퍼부으면서 자한당의 지지율이 약간 상승하다가 결국 자한당에 찬 물을 끼얹는 사태가 벌어졌다. 어쩌면 사필귀정일까.

 

청문회 미루기 잔꾀로 기자간담회에 나선 조국 후보자의 논리적인 해명으로 한 방 맞고 앞서 지난달 30일 부산 장외 집회에서 최악의 헛발 치기를 해 연속 두 방을 터트렸다. 이 모두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인공이다.

 

PK(부산·경남) 지역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등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지역감정 조장을 부추긴 발언을 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서울의 대다수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은 광주일고 졸업생이라기보다는 호남 출신인 데다 주민들의 직접 선거로 뽑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그냥 엉터리 뉴스를 뿌려댄 것으로 그렇게 의도적인 가짜뉴스를 들이대도 믿는 사람들이 있어 더 악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에서 조장한 악질적인 지역감정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갈등, 폐단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도 뼈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나경원 원대대표의 지역감정 망언은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 발언은 단순히 개인의 실언이라 할 수 없다. 철저히 계산된 속셈에서 나온 정치적 발언이고, 현 정세 등에 대한 그들의 진단과 해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기에 심각성은 절대 가볍지 않다고 역설하면서 정책은 찾아볼 수 없고 망국적 지역감정을 조장,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자유한국당은 해산해야 한다"면서 "지역감정 발언으로 광주시민을 모욕한 나 원내대표는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0일 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장외집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노컷뉴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부산에서 ‘광주일고 정권’을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연설을 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말이라고는 절제와 품격을 찾기 힘든 발언”이라며 “아직도 지역주의인가? 오죽하면 자유한국당이 지역주의와 북한으로 지탱하는 정당이다는 말이 나돌겠느냐. 제1야당이 이런 수준이라면 국가적으로도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전재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나경원 대표님. 호남표가 필요할 때는 할아버지가 전남 영암 출신이라 하고, 부산표가 필요할 때는 문재인 정권을 광주일고 정권이라 하고.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어디다 쓰시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또 또 떨어지면서도 출마를 해왔던 저의 입장에서 나경원 대표 당신은 그야말로 악의 축입니다. 나경원 대표님. 부산 사람들, 당신의 그 가벼운 세 치 혀에 휘둘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 명심하십시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광주일고 출신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현재 문재인 정권 내각에 이낙연 국무총리 외 광주일고 출신이 누가 있나”라며 “나 원내대표가 역사박물관에 봉인됐던 지역감정을 스스럼없이 소환해 민심을 선동하는 악랄하고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다”고 쏘아붙였다.

 

2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지금 한국당 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기에 가깝다”며 “지금 내각에 광주일고는 이낙연 국무총리 한 분밖에 없다. 1960년~1970년대의 지역주의 감정을 일으키는 언동을 이제 와서 하냐”고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나 원내대표는 아버지 고향이 충청도라며 충청도의 딸이라고 했다가, 할아버지 고향이 영암이라며 호남의 손녀라고 했다. 또 부산의 어머니라고도 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한 연고가 설정된다. 마치 연고가 한 지역만 있는 것처럼 한 지역의 이익만 내세우는 것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감정이 어떤 폐해를 낳았는지 다 아실 것”이라며 “한국당은 우리 사회를 사분오열하고 지역주의 조장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질타했다.

 

이날 박광온 최고위원도 “색깔론과 지역주의는 일제 식민지배에 부역하고 이득을 챙겨온 세력이 권력을 놓치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악용했던 지독하고 야비한 수법”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악의 망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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