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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헬싱키 노선 신설 비판 "지역과 지역민 무시하는 것”

부산언론,  헬싱키 노선 비판 조선일보 성토.. '인천공항 '제일주의' 국민 절반이 손해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6/17 [15:31]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 비판 "지역과 지역민 무시하는 것”

부산언론,  헬싱키 노선 비판 조선일보 성토.. '인천공항 '제일주의' 국민 절반이 손해

정현숙 | 입력 : 2019/06/17 [15:31]

"보수 언론의 뻔뻔한 시각에 분개".. 국내 항공사 피해 과장, 이전부터 추진한 일

 

지난 13일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을 비판한 조선일보 기사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도를 넘은 지역 무시 더는 참을 수 없다.”

 

부산일보는 16일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 비판 지역과 지역민 무시하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전면 기사를 냈으며 지난 14일에는 1면에 조선일보의 "느닷없는 부산~헬싱키 노선... 국내 항공사들 뿔났다" 제목을 빗댄 "부산-헬싱키 노선 '딴지'에 동남권 뿔났다" 기사를 내면서 지역민들의 심경을 대변하며 성토했다.

 

부산~헬싱키 직항 노선 신설을 비판하는 조선일보의 억지 논리에 맞선 지역민들의 분노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조선일보 등 서울소재 일부 보수 언론이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을 부정적으로 보도한 반면 지역 언론인 부산일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내년 3월 말부터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가 부산~헬싱키 노선에 취항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우리나라 영남지역을 비롯한 동남권 주민들은 유럽행 항공기를 이제야 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수적 대기업 편의주의와 여기에 편승한 보수언론의 수도권 중심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고 견고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가 내년 3월 말 부산-헬싱키 노선주 3회 신설을 결정하면서다. 핀에어의 항로인 핀란드 반타 공항은 유럽 주요 국가로 이동할 수 있는 거점인 데다 김해공항에서 9시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 방문으로 전격 성사된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에 대해 지난 13일 조선일보는 "느닷없는 부산-헬싱키 노선…국내 항공사들 뿔났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고 노선 신설로 국적항공사 승객이 감소할 우려가 있고, 인천공항에 집중하는 허브화 정책과 배치되고, 해외 항공사가 이익을 싹쓸이할 것이라며 국내 항공사 피해 프레임으로 정부 비판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한술 더떠 "영남권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라며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용 선심 정책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가설로 은연중 정쟁을 부추겼다.

 

지난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서 진행된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 기원 슬로우 워킹 페스티벌’ 참가자들은 조선일보를 위시한 수도권 일부 보수언론의 ‘지역 무시’와 편견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부산시민공원에서 진행 된 워킹 페스티벌 행사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50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향한 지역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부산에서 유럽을 곧바로 잇는 직항 노선 개설에 대해 핏대를 세우며 반대하는 수도권의 편향된 논리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지역과 지역민을 무시하고, 지역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수도권 일부 언론의 뻔뻔한 시각에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사)동남권관문공항 추진위원회와 부산일보사가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 기원 2019 슬로우 워킹 페스티벌’을 열었다. 행사 참가자들이 부산시민공원 3km 구간 산책길을 걷고 있다.  부산일보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상임대표도 이날 “유럽 직항 노선 개설을 간절히 바라는 지역의 열망을 부당하게 비판한 수도권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걷기 행사 참가자들이 굉장히 분개했다”고 전했다. 

 

부산일보는 지난 14일 '서울지역 일부 언론'을 지적하며 "지역민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수도권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의 독점을 원하는 인천공항과 국적 항공사의 이해관계만 반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지역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유럽이나 미주를 가기 위해 내항기나 열차, 고속버스를 타고 오랜 시간 인천으로 가야 하는 불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다 핀에어가 국적사 손실 보전을 위해 상무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아예 무시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는 "서울지역 언론들은 처음엔 부산-헬싱키 노선의 수요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도하다 이제는 '수요를 다 뺏긴다'며 갈팡질팡하는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중성도 지적했다.

 

16일 부산일보는 "‘인천공항 제일주의’ 국민 절반은 피곤하다"라는 또다른 기자 단상에서 경제부 기자가 국토부에 오랜 기간 출입하면서 ‘인천공항 제일주의’를 한두번 확인한 게 아니라고 했다.

 

공무원으로부터 "직접 듣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체험하기도 했다"면서 ‘인천공항 허브화’는 그것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국민들이 편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허브화를 위한 허브화’를 외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1등의 이유가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는데 있어야지 특정기관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다른나라의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은 현재 헬싱키간 노선을 도쿄 나리타공항 주 14회, 오사카 간사이공항 10회, 나고야공항 7회, 후쿠오카공항 3회로 모두 4개 공항에서 주 34회를 운항한다. 중국도 베이징 주 7회, 상하이 주 7회 등 6개 공항에서 주 28회를 운항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천공항에서만 주 7회 운항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해공항에서 주 3회를 운항하겠다고 하자 수도권 일부 언론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우리나라 항공사 수익이 감소하고 인천공항 허브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절반의 국민들을 팽개치고 몇몇 극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들의 목소리 뒤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

 

주 3회라는 횟수도 달가운 것은 아니다. 여행업계에서는 ‘데일리’, 즉 주 7회가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 인천공항과 국적항공사, 국토부에 수도권 언론까지 가세한 이른바 ‘항공 카르텔’은 여전히 강고하고 안하무인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물론이고 지역의 장거리 노선까지 저지하겠다는 게 이들의 복심이다. 이 카르텔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국민들 절반의 삶은 계속 피곤할 수 밖에 없다"고 신문은 역설하면서 글을 끝맺었다.

 

또한 부산일보는 이번 항로 신설이 '느닷없는' 결정이 아니라 오랜 기간 논의해온 사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도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2차례 항공협상, 4차례 실무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국적사의 신청이 있을 경우 부산-헬싱키 노선 운수권을 배분할 예정"이라며 해외 항공사에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다른 부산지역 언론사들은 조선일보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안을 지역민의 편의 측면에서 바라봤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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