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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자한당, 김성태 딸 채용비리 기자상 비난 궤변 사과하라”

"한국당의 궤변 가득한 논평.. 편협하고 뒤틀린 언론관 드러내..."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29 [08:03]

기자협회 ”자한당, 김성태 딸 채용비리 기자상 비난 궤변 사과하라”

"한국당의 궤변 가득한 논평.. 편협하고 뒤틀린 언론관 드러내..."

정현숙 | 입력 : 2019/04/29 [08:03]

자한당의 비난 일색 억지 논평, 언론 역할 부정한 것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기자협회는 "자유한국당은 지금이라도 궤변만 가득한 논평을 거두고 책임 있는 사과를 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자한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한국기자협회가 이달의 기자상 선정 결과를 비난한 자유한국당의 어처구니없는 논평에 대해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박하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자한당이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의 하나인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채용 의혹' 기사에 대해 논평을 내 수상 결정이 지나치게 빨리 이뤄졌다며 비난한 것은 "편협하고 뒤틀린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자한당 논평의 주된 내용이 "언론과 기자는 법원과 검찰의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어떠한 의혹 보도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널리즘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기본 책무를 지닌다”며 진실을 향한 기자들의 위험을 무릅쓴 노력이 새로운 법적 판단 또는 기존 판단을 뒤엎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23일 자한당은 제1야당인 한국기자협회를 상대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자한당은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김성태 의원 딸의 KT 채용 비리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논평을 내고 반발한 것이다.

▲ 딸 KT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김성태 전 자한당 원내대표.     © JTBC

전희경 자한당 대변인은 '초스피드 기자상, 저의가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법원 판결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조차 채 끝나지 않은 사건 보도다"며 "이런 사안에 한국기자협회가 이렇게 서둘러 '이달의 기자상'을 수여한 경우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언론은 어떠한 경우에도 섣부른 넘겨짚기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미확인 보도에 스스로 엄격하게 경계해야 한다"며 "한겨레가 앞장서서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들로 전임 제1야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이를 상으로 후방 지원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난을 이어 나갔다.

 

그동안 숱하게 KT 측의 인사 담당자나 고위직인 서유열 사장까지 김성태 부정 청탁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자한당만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었나. 전희경 대변인은 “이른바 ‘KT 특혜채용 의혹’은 반드시 전모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사건이지만 여전히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는 일말의 연관성조차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망각하지 말기 바란다”는 주문을 내면서 나 홀로 마이동풍 논평을 냈다.

 

그동안 언론 보도로 밝혀진 김성태 의원에 대한 수많은 증언을 뭉개고 심각한 양상의 취업 비리를 제1야당이 질책하지는 못할망정 같은 당이라고 도리어 거들고 나섰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해서 비판 감시 기능의 책무를 담당해야 하는 게 국회의원의 역할이고 제1야당의 당연한 사명이다. 그러나 자한당에게는 그야말로 쇠귀에 경을 읽은 꼴이 됐다.

 

한겨레 2018년 12월 20일자  1면에 실린 김성태 의원 딸 취업 비리 관련 보도 

 

한국기자협회는 “1990년 9월부터 이달의 기자상 제도를 통해 진실을 향한 기자들의 노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왔다. 이번 한겨레 수상작 또한 엄정한 심사를 거친 작품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궤변 가득한 논평을 거두고 책임 있는 사과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기자협회를 상대로 비난하는 것은 참 특이한 케이스다. 더구나 어느 특정 언론사가 아닌 순수한 기자들의 모임인 한국기자협회를 대상으로 성명서까지 내면서 비난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자한당의 태도에 대해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9일 경남도민일보 기고에서 신랄히 비판했다. 김 교수는 자한당의 성명서 발표는 적어도 세 가지 관점에서 공감하기 힘들다고 했다.

 

첫째, 언론은 의혹만으로도 보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수사조차 끝나지 않은 보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언론은 검찰수사 시작도 하기 전에도 보도할 수 있고 그런 것은 언론자유에 속한다. 두 번째, '김성태 원내대표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이를 상으로 후방 지원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언론의 권력 감시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김 의원은 제1 야당의 원내대표로 대표적인 권력의 감시대상 리스트에 포함된다. 언론이 민주주의의 제4부로 불리는 것은 바로 입법, 사법,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 한다는 책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권력이 아니더라도 비리나 불법은 언론의 사회감시대상이다. 일반인의 채용 비리 의혹은 언론이 알려야 하고 법의 심판을 촉구해야 한다.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잘했다'고 상을 주는 기자들의 모임집단을 향해 비난 성명을 발표한다는 것은 언론의 역할, 민주주의의 기본을 부정하는 모습이다.

 

국회가 난장판이 되고 국회의원들이 국민적 지탄 대상이 되는 와중에 한국기자협회를 대상으로 부적절하고 부당한 성명서 발표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회 등 출입처를 취재하는 현장 기자들에게 격려는 못 할망정 상을 욕되게 하는 공당의 성명서 발표는 득보다 실이 더 커 보인다. 한국기자협회에 사과하고 성명서를 철회하는 것이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김 교수는 역설했다.

 

김 교수는 언론도 정치를 감시, 견제하는 공적 기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공당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정당의 원내대표가 자신의 딸을 부정 취업시킨다는 의혹을 먼저 불식하고 당 이미지 쇄신과 관리가 급선무임을 자유한국당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협회 성명 전문]

 

'자유한국당의 편협하고 뒤틀린 언론관에 유감을 표명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3일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의 하나인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채용 의혹' 기사와 관련해 '초스피드 기자상, 저의가 궁금하다'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해당 기사에 대한 이달의 기자상 수상 결정이 '지나치게 빨리 이뤄졌다'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KT 특혜채용 의혹에 관한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비판의 근거다.

 

한국기자협회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논평을 통해 편협하고 뒤틀린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다. 언론과 기자는 법원과 검찰의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어떠한 의혹 보도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논평의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기본 책무를 지닌다. 드러나지 않은 진실에 접근하려고, 많은 기자가 위험을 무릅쓴다. 이런 노력은 새로운 법적 판단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이미 나온 법적 판단을 뒤엎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기자협회는 1990년 9월부터 이달의 기자상 제도를 통해 진실을 향한 기자들의 노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왔다. 이번 한겨레 수상작 또한 엄정한 심사를 거친 작품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유한국당은 지금이라도 궤변 가득한 논평을 거두고 책임있는 사과를 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4월26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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